[카토커] '후반기 타율 .349' 김주원의 놀라운 반전

[카토커] '후반기 타율 .349' 김주원의 놀라운 반전

모찌아빠 0 47
NC가 추석연휴 마지막 날 한화를 꺾고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5-2로 승리했다. 5위 kt 위즈에 6.5경기 뒤진 9위에 머물러 있는 NC는 사실상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힘들지만 이날 승리로 8위 한화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면서 시즌 막판 순위 상승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60승2무73패).

NC는 선발등판한 루키 임상현이 6이닝3피안타2사사구3탈삼진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류진욱과 김시훈,김재열이 1이닝씩 책임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1회 선제 투런홈런(45호)을 터트린 맷 데이비슨이 홈런왕 굳히기에 나섰고 전반기와 전혀 다른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 스위치히터 유격수 김주원이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2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5회초 무사 주자 1루에서 NC 김주원이 투런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손시헌-노진혁으로 이어진 NC 유격수 계보

야구에서 유격수는 '내야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릴 정도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실제로 리그 정상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뛰어난 유격수를 거느리고도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는 종종 있지만 우승을 노리는 강 팀에 유격수가 약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13년 1군 진입 후 지난 11년 동안 한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7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한 NC 역시 괜찮은 유격수 계보를 가지고 있다.

2013년 1군 경력이 전무했던 '루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겼던 NC는 공수에서 노진혁의 경험 부족을 깨닫고 FA시장에서 유격수 보강에 나섰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두 차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손시헌(SSG 랜더스 2군감독)을 4년 30억 원에 영입한 것이다. 그리고 손시헌 영입 효과는 이듬 해부터 확실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NC는 손시헌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손시헌은 2016년 타율 .305, 2017년에는 .350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 공수에서 NC 전력에 큰 도움이 됐다(이상 규정타석 미달). 4년 동안 '손시헌 효과'를 톡톡히 누린 NC는 2017년 12월 2년 15억 원에 손시헌과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했지만 손시헌과의 두 번째 계약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손시헌은 두 번째 FA계약 후 2년 동안 13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고 은퇴했지만 NC는 유격수 자리에 구멍이 생기지 않았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노진혁이 성숙한 기량으로 손시헌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물려 받았기 때문이다. 2018년 타율 .283 11홈런, 2019년 타율 .264 13홈런을 기록한 노진혁은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0년 20홈런82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올렸다.

노진혁은 2021년 홈런이 8개로 줄었지만 데뷔 후 가장 높은 .288의 타율을 기록했고 FA를 앞둔 2022년에는 타율 .280 15홈런75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 노진혁은 2022 시즌이 끝나고 4년 50억 원에 롯데로 이적했지만 NC는 이번에도 유격수 문제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팀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2002년생의 젊은 스위치히터 유격수 유망주 김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기 부진 극복하고 후반기 대폭발

수원의 야구명문 유신고 출신으로 고교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던 김주원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 6순위로 NC에 지명됐다. 연고구단인 kt에서 1차지명으로 장안고 투수 신범준, 2차1라운드로 대졸 내야수 권동진을 지명하면서 경기도에서 나고 자란 김주원은 고향과 떨어진 경남 창원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김주원은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루키 시즌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69경기에 출전해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김주원은 2022년 노진혁의 3루 외도를 틈 타 96경기에서 10홈런47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NC의 붙박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10홈런54타점15도루를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NC는 물론이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유격수의 탄생을 알리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김주원은 연봉이 1억6000만원으로 상승하면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올 시즌 NC구단과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전반기 77경기에 출전한 김주원은 타율 .195 41안타5홈런28타점29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이에 NC는 지난 5월 키움 히어로즈에게 신인 지명권 2장을 내주고 유격수 소화가 가능하고 장타 잠재력이 뛰어난 내야 유망주 김휘집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쉬운 시즌을 보내는 듯 했던 김주원은 후반기에 전혀 다른 타자로 변모했다. 김주원은 후반기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349 51안타4홈런21타점3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9월에는 14경기에서 타율 .449(49타수22안타)2홈런14타점11득점3도루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주원은 18일 한화전에서도 5회 1사 2,3루에서 이상규를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결승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어느덧 시즌 타율을 .258까지 끌어올린 김주원은 남은 9경기에서 홈런 1개만 더 추가하면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지난 2년 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리그 최고의 유격수 오지환(LG 트윈스)조차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휘집과 함께 NC 내야의 미래를 책임질 '군필 내야수' 김주원의 나이가 고작 만22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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