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일본 타이치 코치의 스페셜 발리볼캠프, 본오중-영생고의 특별한 하루

[카토커] 일본 타이치 코치의 스페셜 발리볼캠프, 본오중-영생고의 특별한 하루

촐싹녀 0 70

 


일본 카와구치 타이치 코치가 한국에서 스페셜 발리볼캠프를 열었다.

타이치 코치는 1일 오후 아스트로 하이 서울센터에서 본오중과 영생고 남자배구팀을 대상으로 일일 코치가 됐다.

이번 스페셜 발리볼캠프는 ‘아스트로 하이’ 배구 센터를 운영 중인 이효동 대표이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해외에서 이미 활성화된 캠프 문화를 도입하고자 했고, ‘아스트로 하이’ 회원 뿐만 아니라 엘리트 팀들도 새로운 경험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에 7월 31일부터 8월 1, 2일까지 3일 동안 배구 센터 회원 중 고교 선수들, 엘리트팀인 본오중과 영생고, 생활체육으로 배구를 즐기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1995년생인 타이치 코치는 리베로 출신으로 핀란드, 독일리그를 거쳐 2020년부터 일본 V.리그 울프독스 나고야 소속으로 두 시즌 뛴 바 있다. 이후 일찌감치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작년부터는 미국에서도 코칭 활동을 했다. ‘아스트로 하이’도 미국에서의 캠프에 대해 알아가던 중 타이치 코치와 연이 닿아서 초청하게 됐다.

본오중-영생고 선수들을 만난 타이치 코치는 약 2시간 동안 2대2 미니게임을 시작으로 토스, 하이볼, 리시브, 디그 훈련 등을 실시했다. 그는 디테일한 자세 등을 지도하며 선수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수들의 눈을 가장 번뜩이게 만든 자세도 있다. 타이치 코치는 리시브 훈련시 손을 정면으로 뻗어서 받는 것을 지양했다. 몸의 바깥쪽에서 손을 뻗어서 공을 올려놓게끔 했다.

영생고 3학년 재학 중인 리베로 전성준은 “타이치 코치님이 옆으로도 받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새로운 것을 깨달았다. 많이 느낀 것 같다”며 “다음에는 클럽도 클럽이지만 엘리트 쪽에서도 이러한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한국 배구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본오중 주장이자 아웃사이드 히터 이현승도 처음 캠프 참가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처음에는 일본 선수 출신의 코치님이 온다고 해서 설렜고, 깜짝 놀랐다. 리시브 방식도 새로웠다. 다음에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영생고 2학년 아포짓 조훈회는 “아포짓 포지션이라 리시브 참여를 안하고 공격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리시브 부분에서도 좀 더 많이 배우고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리시브를 배웠듯이 타이치 코치님의 말대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타이치 코치는 “정면에서 받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면에서 리시브를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몸의 바깥쪽에서 받으면 더 좋은 리시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수를 하면서도 느꼈고, 잘하는 선수를 보더라도 정면으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주 조금이라도 몸의 바깥쪽에서 받는다. 또 레벨이 높아질수록 서브 레벨도 높아진다. 정면으로는 받을 수 없는 스피드도 나온다. 오늘 온 선수들은 모두 엘리트 선수들이기 때문에 최고의 레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도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며 힘줘 말했다.

타이치 코치는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선택지를 주고, 또 그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팀 선생님이나 감독의 영향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이렇게 하라고 해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먼저 알고, 내게 가장 베스트인 방법을 선택해줬으면 좋겠다. 미국, 일본, 한국 선수들 모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내게도 공부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일본, 한국에서의 학생들 반응은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대부분 코치진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의 의지나 생각이 적은 편이다. 반면 미국 선수들 혹은 한국에서도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왜 좋은 건지 묻는다. 자신의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장을 마련한 이효동 대표이사의 표정도 밝았다. 그는 “두 시간 강의로 모든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인식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 역시 타이치를 보고 생각이 바뀐다. 내가 가르치는 것만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추후에 코치 미팅을 통해 가르치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엘리트 팀들의 고충도 있다. 학습권 보장 등 제약으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 영생고 정우선 감독은 “학교 엘리트 체육이 위축돼있다. 학교에서는 운동부를 사고의 온상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 민원도 있다. 그만큼 운동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또 대학 입시 제도도 성적 지향적이다.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여기 클럽팀 레슨 비용만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본오중 현재원 감독도 “우리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일본은 엘리트 개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적을 내야 알아준다. 환경적으로 제약이 크다보니 지도자들도 생계형 지도자가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정 감독은 “배구는 규칙이 같아도 각국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결국 확장성이다. 오늘 캠프를 통해 아이들에게 폭넓은 사고, 배구에 대한 이해를 넓게 가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호기심과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며 “준비운동부터 봤는데 공과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 민첩성을 유발하거나 판단력을 높게 하는 훈련 내용도 확인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현 감독 역시 새로운 기회를 통해 한국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찾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정답은 없다. 일본, 이탈리아 배구는 또 다르다. 여러 스타일을 접하면서 한국에 맞는 훈련법과 발전 방향을 찾아내야 한다. K-POP 문화가 탄생했듯 배구에서도 우리만의 문화가 나올 수도 있다”며 역설했다.

이들 모두 지향하는 바는 같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다양한 경험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이다. 본오중-영생고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특별한 하루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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