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이었다"…전환점 맞이한 6년 차 '8승 17홀드' 파이어볼러도 프리미어12 불펜 한자리 꿰찰까

[카토커]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이었다"…전환점 맞이한 6년 차 '8승 17홀드' 파이어볼러도 프리미어…

맛돌이김선생 0 52
2024년 7월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KT의 경기. KT 김민이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완전 밑바닥에서 한다는 생각이었다."

KT 위즈 김민은 올 시즌 59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17홀드 66⅓이닝 23볼넷 70탈삼진 평균자책점 3.8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3으로 활약하고 있다. KT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으며 프로 입단 6년 차 만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 시즌 김민이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부터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루키' 원상현과 김민을 1+1로 활용할 계획까지 갖고 있었다.

김민은 4월 7일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단 1이닝을 소화했으며 3피안타 6볼넷 6실점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결국, 이튿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것이 전환점이 됐다. 지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김민은 "제가 준비하고 기대를 많이 한 시즌이었는데, 첫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자신한테 실망을 많이 했다"며 "2군에 내려가서 포심패스트볼의 기록이나 데이터를 봤다. 자신 있었는데, 좋은 포심패스트볼은 아니더라. 그래서 2군에서 ABS가 돌입됐으니 최대한 강하고 무브먼트가 있는 공을 던지자 했다. 2019년 선발 때 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구속 욕심은 버리고 투심패스트볼로 승부를 하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김민은 2018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9경기에 나왔으며 2019시즌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7경기 6승 12패 150⅔이닝 평균자책점 4.96을 마크했다. 2020시즌에는 24경기 3승 3패 1홀드 42⅔이닝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이후 상무에서 군 생활을 마친 뒤 돌아와 2022시즌 6경기에 나섰고 지난 시즌 16경기 1승 2패 29이닝 평균자책점 6.83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그는 "(2군에서) 거의 이제 완전 밑바닥에서 한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여기서 못하면, 그렇게 잘한 적도 없어서, 딱 그냥 그런 선수니까'라는 생각으로 하니 부담이 덜 됐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책임감도 있다.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아직도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며 "김태한 2군 감독님이나 홍성용 코치님, 배우열 코치님과 생각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서 달라졌다. 투심패스트볼이 더 좋아지니까 구속도 자신감이 붙었다. 154km/h까지 나오고 하니까 주 무기인 슬라이더도 살아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24년 7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김민이 7회말 1사 1.3루서 구원등판해 무실점으로 막고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4월 2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 더블헤더를 앞두고 특별엔트리로 1군에 다시 이름을 올린 김민은 당시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지만, 22일 전격 콜업돼 지금까지 1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필승조의 한 자리를 꿰찼다.

김민은 "그 상황에 제가 나가는 것 자체로 다른 투수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있는데, 감독님이 그 상황에 가장 좋은 투수라고 생각하니까 내보내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감독님께 감사하는 마음밖에 없다. 감독님 믿음에 부흥하자, 하라는 대로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한국 야구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한다. 올 시즌 성적과 활약이라면 김민도 충분히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불펜 자원 중 한 명이다.

김민은 대표팀 생각에 대해 "제가 이렇게 잘했던 시즌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 청소년 대표를 두 차례 했지만, 성인 대표팀은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다. 욕심은 많다. 세부적인 기록도 중요하기도 하고,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도 중요하다. 그냥 지금처럼만 하면 알아서 따라와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나갔을 때 경기가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계속 승리하면 팀 성적도 좋아지고 하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2024년 8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KT의 경기. KT 김민이 9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김민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개인적인 목표가 뚜렷하게 있지는 않았다. 무조건 팀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를 잘하고 안 아프고 해서 경기를 많이 나가고 싶다. 이번에 3연투도 해봤지만, 제게 값진 경험이었다"며 "솔직히 팬분들이 걱정도 많이 하신다. 주위에서도 많이 던지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솔직히 제 몸 상태는 선발 투수를 했기 때문에 괜찮다. 투구 수도 적다. 다른 투수들이 20개 던졌을 때 10개 정도로 막을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전혀 부담이 없다. 남은 경기 많이 나가고 싶다. 잔여 경기의 반 이상은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김건호 기자(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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