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베팅 영구제명 로즈 “대가를 이미 치렀다. 명예의 전당에 넣어라”

트럼프, 불법베팅 영구제명 로즈 “대가를 이미 치렀다. 명예의 전당에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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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로즈, 도널드 트럼프. AP

미국 대통령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78)가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다안타 기록자 피트 로즈가 사후에라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영구적으로 자격이 정지된 로즈는 원칙적으로 전당에 들어갈 수 없다.

트럼프는 2일 SNS를 통해 “야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인 위대한 피트 로즈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이미 대가를 치렀다. MLB는 장례식 전이라도 그를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트위터

로즈는 신시내티 레즈 감독 시절 야구에 베팅한 이유로 영구 실격됐다. 그가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최다 안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칙상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없다.

로즈는 지난 1일 고혈압과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83세. 장례식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AP통신은 “부정 행위에 대한 메이저리그 규정은 모든 MLB 클럽하우스에 눈에 잘 띄게 게시돼 있다”며 “규정에는 ‘베팅을 한 선수가 관련된 야구 경기에서 수행할 의무가 있는 선수, 심판, 구단 또는 리그 관계자나 직원은 영구 실격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AP는 “현재 MLB 커미셔너 임기가 2029년 1월에 끝난다”며 “차기 커미셔너가 로즈의 전당 금지를 재고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로즈를 옹호한 적이 있다. 2016년 오하이오 대통령 예비선거를 며칠 앞두고, 트럼프는 “우리는 피트 로즈를 명예의 전당에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로즈로부터 받은 사인볼을 보였다. 그 공에는 “미스터 트럼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당시 로즈의 변호사는 “피트는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지만, 야구공 사인을 지지로 잘못 해석해서는 안된다. 피트는 어떤 후보에게도 지지 메모를 보내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0년 2월 로즈는 MLB에 재입회 청원을 냈다. 며칠 후, 당시 대통령인 트럼프는 SNS에 “그는 도박을 했지만, 오직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기를 바란 것이었고, 수십 년 동안 대가를 치렀다”며 “피트 로즈를 야구 명예의 전당에 넣어야 합니다. 지금이 그때”라고 적었다.

로즈도 이후에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2019년 인터뷰에서 로즈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라며 “그는 나라를 위해 잘하고 있다. 그는 항상 소탈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인 4256개의 안타를 쳤다. 그중 1루타가 3215개로 역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1위다. 메이저리그 최다경기 출전 기록도 로즈가 보유한 3562경기다. 로즈는 신시내티 레즈, 필라델피아 필리스,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뛰었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1975년과 1976년에 두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로즈는 선수로서 무려 17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타격왕은 3번, 메이저리그 수비상인 골드글러브는 2번을 받았고 1973년에는 내셔널 리그 MVP에, 1975년에는 월드시리즈 MVP에 뽑혔다. 그는 안타를 친 뒤 전속력으로 1루로 뛰어가 사람들로부터 ‘찰리 허슬(Charlie Hustle)’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로즈는 신시내티 레즈 감독으로 7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고 감독 초반 몇 시즌 동안에는 선수로 뛰며 최다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감독으로서 두 차례 디비전 우승을 이끌었으며, 총 412승 373패 성적을 거뒀다. 1989년 그는 자신이 신시내티 감독 시절 팀 경기에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메이저리그로부터 영구 제명됐다. 도박 스캔들 때문에 그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다. 로즈는 세금 포탈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1년 수감 생활도 했다. 그는 도박 혐의를 오랫동안 부인했으나, 2004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결국 인정했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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