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삼성, 뷰캐넌 없이도 ‘개막전 2연승’…외국인 투수 활약 만든 ‘100쪽 보고서’
이종열 단장이 영입한 메이저리거
코너·레예스, KT전 첫 실전 호투
프로야구 삼성이 23~2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삼성이 개막 2연승을 거둔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게다가 상대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오른 KT였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코너 시볼드는 6이닝 4안타 1홈런 1사구 8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시볼드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은 덕분에 ‘삼성 킬러’ 윌리엄 쿠에바스를 만나고도 기죽지 않았다. 1-1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다 연장 10회에 대거 4득점하며 승리를 거뒀다. 2차전 선발 데니 레예스도 6이닝 6안타 2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덕분에 11-8로 이겼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를 모두 바꿨다. 2020시즌부터 팀 에이스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과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4시즌 동안 54승을 거뒀지만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종열 단장이 미국까지 가서 만나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외인 투수 리스크를 이종열 단장이 책임졌다. 이 단장은 새 외국인 투수 영입 후보에 대한 보고서를 썼다. 무려 100장에 달하는 두꺼운 보고서였다. 이 선수를 왜 영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써내려가며 구단과 모기업을 설득했다. 단장 부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재윤을 영입한 데 이어 또 다른 외부 FA 임창민과의 협상 과정을 거치고 있는 데다 내부 FA 오승환의 잔류에도 힘쓰던 이 단장으로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이 단장이 강력하게 영입 주장을 했던 투수들이 바로 코너와 레예스였다.
결국 두 투수와 계약에 성공했다. 코너는 지난 시즌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뛴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지난해 27경기를 뛰면서 87.1이닝 1승7패 평균자책점 7.52, WHIP 1.65를 기록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영입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가득 채워 계약했다.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80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 등의 조건으로 이뤄졌다.
코너를 영입하기 전 먼저 데려온 레예스 역시 지난 시즌 뉴욕 메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선발 3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불안감이 있었다. 코너는 2경기에서 9이닝 7실점 평균자책 7.00을 기록했다. 레예스는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 3.38의 성적으로 코너보다는 조금 나은 피칭을 했지만 2번의 등판에서 편차가 컸다. LG전에서 4.2이닝 3실점했고, KIA전에서 6이닝 1실점했다.
하지만 첫 실전에서 두 투수 모두 호투했다. 이 단장의 ‘100장짜리 보고서’는 일단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