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27일 개막…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여자프로농구 27일 개막…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

구미구미 0 23

내년 2월 22일까지 5개월 장정
아시아쿼터로 일본 선수 많아져

BNK, 박혜진·김소니아 데려와
지난 시즌보다 한층 전력 강화

우리은행·삼성생명도 강세 전망
김정은, 통산 최다 득점 도전장
BNK 박혜진 WKBL 제공

BNK 김소니아 WKBL 제공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가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6개 팀이 팀당 30경기씩, 6라운드를 치른다. 공식 개막전은 27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부천 하나은행과 청주 KB의 대결로 치러진다.

최근 여자프로농구는 아산 우리은행과 KB의 2파전이라 할 정도로 두 팀이 패권을 양분했다. 지난 10시즌 간 두 팀 말고 다른 팀이 우승한 건 2020-2021시즌의 용인 삼성생명뿐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가 골밑에서 버틴 KB와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한 우리은행의 위세를 다른 팀이 넘어서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두 팀 다 지난 시즌 전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KB는 공수의 핵심인 박지수가 없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이적했다.

우리은행도 '위성우표 농구'를 구현했던 주요 선수가 동시에 빠졌다. 박혜진은 부산 BNK, 최이샘은 인천 신한은행으로 떠났다. 김단비와 ‘원투 펀치’를 이룬 박지현은 현재 뉴질랜드 리그에서 뛴다.

따라서 이번 시즌 다른 팀들에게는 철옹성 같았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올 시즌 들어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가 열렸다. 아시아쿼터다.

지난 7월 초 취임한 신상훈 신임 총재 체재로 재편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024-2025시즌부터 한국 여자농구의 국제 경쟁력 확충을 위해 일단 일본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벌써 일본이라는 새 시장에서 즉시전력감을 구한 팀이 여럿이다.

에이스로 뛴 김소니아를 BNK로 보낸 신한은행은 국내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두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아시아쿼터로 다니무라 리카, 국내 신인으로는 재일교포 홍유순을 뽑아 전력을 강화했다.

다니무라를 품은 신한은행 외에도 이미 각 구단 지도자가 2024 박신자컵에서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 출전 시간을 대폭 부여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도 일본 선수들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 2022-2023시즌 도입된 파울 챌린지 횟수도 늘린다. 기존에는 4쿼터 1회, 연장전마다 1회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올 시즌부터는 1∼3쿼터 중 1회, 4쿼터 1회, 연장전마다 1회 요청할 수 있다.

절대 강자가 없는 올 시즌, 6개 구단의 판도는 전력을 보강한 BNK와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 '농구 명가' 삼성생명이 그나마 다른 팀들보다 강세를 보이며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BNK는 그동안 수비가 다소 약점이었는데 박혜진과 김소니아가 가세했고, 아시아 쿼터인 이이지마 사키도 수비가 좋아 공수의 균형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가드 박혜진은 2012-2013시즌부터 우리은행의 에이스로서 팀의 6연패 주역으로 활약했고,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부상으로 하락세를 겪던 박혜진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비마다 먼 거리에서 3점포를 쏘아 올려 팀의 우승에 앞장섰다.

그런 우리은행의 '상징'이 자신의 고향 팀인 부산 BNK에서 뛰게 된 것이다. 2022-2023시즌 박정은 감독의 지휘 하에 준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진 BNK는 박혜진의 '왕조 DNA'를 팀에 이식하게 됐다. 또 베테랑 김한별이 은퇴한 빈자리를 최고의 가드 박혜진이 채우는 선순환도 이뤘다.

BNK는 박혜진과 더불어 김소니아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인천 신한은행에서 16.5점, 9.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주포로 활약한 김소니아까지 가세하면서 BNK는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대신 BNK의 골 밑을 든든하게 지키던 국가대표 센터 진안은 부천 하나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우리은행은 ‘팀의 기둥’인 김단비를 제외한 주전 대부분이 바뀌었지만 위성우 감독이 건재하고, 한엄지와 심성영 등 이적생들이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아시아 쿼터도 약점인 가드 자리에 잘 선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비시즌 기간 신임 하상윤 감독이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훈련 합류가 다소 늦은 배혜윤, 키아나 스미스가 실전에서 수비 로테이션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한편 이번 시즌 선수들이 써 내려갈 새 역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나은행의 김정은은 WKBL 통산 최다 득점에 도전한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정선민(은퇴)의 8140점이다.

통산 8천82점을 쌓아 역대 2위에 올라 있는 김정은이 올 시즌 59점만 더 추가하면 WKBL 역대 득점 1위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김정은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14.36점으로, 산술적으로는 4∼5경기 만에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KB의 강이슬은 최연소 및 최소경기 3점슛 800개에 도전한다. 30세 6개월의 나이인 강이슬은 통산 345경기에 나서 3점슛 761개를 꽂아 넣었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변연하(은퇴)의 32세 7개월이며, 최소 경기는 김영옥(은퇴)의 368경기다.

BNK의 안혜지는 역대 최연소 어시스트 1500개에 도전한다. 종전 기록은 박혜진이 29세 7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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