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이기고 봐야…, 슬랑오르 레전드, "전북에는 없는 게 슬랑오르에는 있다"
(베스트 일레븐)
모름지기 경기는 일단 이기고 보는 법인 듯하다.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한 전북 현대를 향한 말레이시아 축구인의 '훈수'가 꽤나 뼈아프게 느껴진다.
김두현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23일 밤(한국 시간)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MBPJ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던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2 H그룹 3라운드 슬랑오르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전북은 전반 40분 권창훈의 한 골을 만들어냈으나, 전반 31분 하리스 하이킬, 전반 33분 알리 올완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무너졌다.
전북은 K리그1 생존을 위해 전력 배분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긴 하지만, 그래도 고개 숙여 내려봤을 슬랑오르와 대결에서 패한 건 여러모로 면목이 없는 결과다. 반대로 말레이시아는 이 결과에 무척 기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축구 전문 매체 <마칸 볼라>에 따르면, 셀랑오르 레전드이자 전 믈라카 유나이티드 사령탑을 맡기도 했던 자이날 아비딘이 "전북에는 없는 게 슬랑오르에 있다"라며 듣기 껄끄러운 평가를 남겼다.
아비딘은 "기술적으로는 전북 선수들이 더 뛰어나다. 그들은 볼과 경기 흐름을 잘 통제한다. 하지만 셀랑오르가 가진 게 전북에는 없다"라며 "통계적으로 점유율로만 보면 슬랑오르는 전북을 당해낼 수 없다. 하지만 전북 선수들에겐 슬랑오르 주축 선수들이 가진 '본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니잠 자밀 감독이 역습 전술을 적절히 활용했고 그게 주효했다. 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슬랑오르 선수들의 플레이는 훌륭한 전략이었고, 이번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카운터어택 전략과 주어진 찬스를 살리는 본능적 결정력을 통해 이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슬랑오르는 이번 전북전에서 고작 35%에 그치는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14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등 효과적인 역습 플레이를 펼쳤다. 슬랑오르는 이날 승리로 3라운드 현재 전북을 제치고 H그룹 선두로 뛰어올랐다. K리그1 생존 싸움에 바쁜 전북이지만, 굴욕을 안긴 슬랑오르에 복수전을 펼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전북과 슬랑오르의 재대결은 오는 11월 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