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O 못 받은 김하성, FA 선택…합리적인 결정일까 무모한 도박일까?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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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 12:03
(FA가 된 김하성)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김하성(29)이 FA(자유계약선수)가 됐다.
미국언론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 샌디에이고 전담기자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김하성이 2025 시즌에 대한 구단과의 상호옵션을 거절하고 FA가 됐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와 4년 동행을 끝내고 FA가 된 김하성은 이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올 정규시즌 말미에 콜로라도 원정경기 중에 다친 어깨부상이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이다.
김하성은 어깨부상 후 약 6주 정도 재활을 하며 필드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달 어깨수술을 받았다.
일단 수술은 비교적 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활이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김하성의 복귀 시점은 내년 5월 또는 7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복귀시점이 불투명하고 내년시즌 절반 이상을 결장해야 하는 김하성에게 어떤 오퍼가 들어올지 미지수다.
건강할 때의 김하성은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내구성이 좋아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일도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아시아 출신 야수 최초로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도 품에 안았다. 주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3루와 2루까지 볼 수 있다는 멀리플레이어 능력도 있다. 주력도 좋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선수다.
타격에서도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을 만큼 한방 능력도 있다. 같은 기간 두자릿수 이상의 도루도 달성했을 만큼 기동력도 좋다.
올해는 부상 때문에 121경기에 나와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빅리그 진출 후 매 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도 계약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하성 측에선 현재 부상 상태를 고려했을 때 다년 대박계약은 기대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FA를 선택한 것은 1년 단기계약을 맺더라도 샌디에이고를 포함 내년 옵션으로 책정되어 있는 800만 달러는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 겨울 FA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역대 최악이었다. 다수의 구단들이 메이저리그 가장 큰 돈줄이라 할 수 있는 중계권 계약이 자빠지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때문에 특급선수들을 제외한 다수의 선수들이 예년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덤핑계약을 맺었다.
(다저스 유틸리티맨 키케 에르난데스)
실례로 지난해 보스턴에서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키케 에르난데스(32. 다저스)도 올해 다저스와 인센티브 포함 총 400만 달러에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 에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중계권 문제를 이유로 선수들의 연봉과 관련해 단합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된다"고 비판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난 주릭슨 프로파(31)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타율 0.280, 24홈런 85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다. 하지만 그의 연봉은 고작 100만 달러였다. 지난해 FA시장이 미쳐 돌아간 결과였다.
중계권 문제는 올해도 계속 될 전망이다. 특히 샌디에이고와 텍사스 같은 빅마켓 구단도 예외는 아니다. 텍사스는 벌써 내년 시즌 팀 페이롤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 달러 선에서 책정될 연봉이 아까워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을 논테더로 방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
김하성이 FA 자격을 취득했다는 것은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겨울 QO 금액은 2105만 달러로 책정됐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월드시리즈가 종료된 날로부터 5일간 QO자격을 갖춘 선수와 협상을 할 수 있다.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은 선수는 미국현지 시간으로 11월 19일까지 이에 대한 수락여부를 고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때문에 김하성이 벌써 FA가 된 것은 해당오퍼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의 새로운 에이전트로 선임된 스캇 보라스(71)의 고객도 과거 잘못된 판단으로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해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바로 마이크 무스타커스(36) 케이스다.
캔자스시티에서 데뷔하고 그곳에서 전성기를 보낸 무스타커스는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생에 첫 메이저리그 FA 자격을 얻었다. 소속팀은 그에게 다년계약 대신 1년 1740만 달러의 QO를 제시했다. 하지만 무스타커스 측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호기롭게 FA 시장에 나왔다. 김하성처럼 말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중계권 문제도 없었던 호시절이었다.
(캔자스시티 시절의 마이크 무스타커스)
보라스는 당시 그의 대표적인 협상수법인 '끝까지 버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도 보라스와 무스타커스가 원하는 오퍼는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FA시장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무스타커스는 2018년 3월 중순이 되서야 전 소속팀 캔자스시티와 1년 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무스타커스가 당시 허공에 날린 금액은 무려 1090만 달러(약 149억원)였다. 큰 손실이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FA시장에 나온 김하성. 과연 그의 호기와 보라스의 판단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맺게될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DB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김하성(29)이 FA(자유계약선수)가 됐다.
미국언론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 샌디에이고 전담기자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김하성이 2025 시즌에 대한 구단과의 상호옵션을 거절하고 FA가 됐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와 4년 동행을 끝내고 FA가 된 김하성은 이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올 정규시즌 말미에 콜로라도 원정경기 중에 다친 어깨부상이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이다.
김하성은 어깨부상 후 약 6주 정도 재활을 하며 필드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달 어깨수술을 받았다.
일단 수술은 비교적 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활이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김하성의 복귀 시점은 내년 5월 또는 7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복귀시점이 불투명하고 내년시즌 절반 이상을 결장해야 하는 김하성에게 어떤 오퍼가 들어올지 미지수다.
건강할 때의 김하성은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내구성이 좋아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일도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아시아 출신 야수 최초로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도 품에 안았다. 주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3루와 2루까지 볼 수 있다는 멀리플레이어 능력도 있다. 주력도 좋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선수다.
타격에서도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을 만큼 한방 능력도 있다. 같은 기간 두자릿수 이상의 도루도 달성했을 만큼 기동력도 좋다.
올해는 부상 때문에 121경기에 나와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으로 주춤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빅리그 진출 후 매 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도 계약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하성 측에선 현재 부상 상태를 고려했을 때 다년 대박계약은 기대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FA를 선택한 것은 1년 단기계약을 맺더라도 샌디에이고를 포함 내년 옵션으로 책정되어 있는 800만 달러는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 겨울 FA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역대 최악이었다. 다수의 구단들이 메이저리그 가장 큰 돈줄이라 할 수 있는 중계권 계약이 자빠지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때문에 특급선수들을 제외한 다수의 선수들이 예년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덤핑계약을 맺었다.
(다저스 유틸리티맨 키케 에르난데스)
실례로 지난해 보스턴에서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키케 에르난데스(32. 다저스)도 올해 다저스와 인센티브 포함 총 400만 달러에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 에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중계권 문제를 이유로 선수들의 연봉과 관련해 단합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된다"고 비판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난 주릭슨 프로파(31)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에서 타율 0.280, 24홈런 85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다. 하지만 그의 연봉은 고작 100만 달러였다. 지난해 FA시장이 미쳐 돌아간 결과였다.
중계권 문제는 올해도 계속 될 전망이다. 특히 샌디에이고와 텍사스 같은 빅마켓 구단도 예외는 아니다. 텍사스는 벌써 내년 시즌 팀 페이롤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 달러 선에서 책정될 연봉이 아까워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을 논테더로 방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
김하성이 FA 자격을 취득했다는 것은 전 소속팀 샌디에이고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겨울 QO 금액은 2105만 달러로 책정됐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월드시리즈가 종료된 날로부터 5일간 QO자격을 갖춘 선수와 협상을 할 수 있다.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은 선수는 미국현지 시간으로 11월 19일까지 이에 대한 수락여부를 고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때문에 김하성이 벌써 FA가 된 것은 해당오퍼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하성의 새로운 에이전트로 선임된 스캇 보라스(71)의 고객도 과거 잘못된 판단으로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해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바로 마이크 무스타커스(36) 케이스다.
캔자스시티에서 데뷔하고 그곳에서 전성기를 보낸 무스타커스는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생에 첫 메이저리그 FA 자격을 얻었다. 소속팀은 그에게 다년계약 대신 1년 1740만 달러의 QO를 제시했다. 하지만 무스타커스 측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호기롭게 FA 시장에 나왔다. 김하성처럼 말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중계권 문제도 없었던 호시절이었다.
(캔자스시티 시절의 마이크 무스타커스)
보라스는 당시 그의 대표적인 협상수법인 '끝까지 버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도 보라스와 무스타커스가 원하는 오퍼는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FA시장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무스타커스는 2018년 3월 중순이 되서야 전 소속팀 캔자스시티와 1년 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무스타커스가 당시 허공에 날린 금액은 무려 1090만 달러(약 149억원)였다. 큰 손실이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FA시장에 나온 김하성. 과연 그의 호기와 보라스의 판단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맺게될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