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진짜” 황택의는 귀환을, 이준영은 이름을, KB손해보험은 진정한 시작을 알렸다

“이제부터가 진짜” 황택의는 귀환을, 이준영은 이름을, KB손해보험은 진정한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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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익숙한 곳으로 돌아왔고, 누군가는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그렇게 KB손해보험의 진짜 시즌이 시작됐다.

9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는 KB손해보험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5연패에 빠진 상태에서 라운드 전패를 피할 마지막 기회였고, 팀의 사령관 황택의가 전역 후 복귀하는 경기인 만큼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 경기이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뤘다. 3-0(25-21, 28-26, 25-23)으로 한국전력을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돌아온 사령관 황택의의 활약은 역시 눈부셨다. 빠르고 간결한 경기 운영으로 KB손해보험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서브 득점 2개는 덤이었다. 여기에 또 한 명 인상 깊은 하루를 보낸 선수도 있었다. 바로 신인 이준영이었다. 이준영은 이날 속공으로 V-리그 데뷔 첫 득점을 올렸고, 첫 블로킹에 첫 승리까지 챙기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먼저 이준영은 “연패가 길어지고 있어서, 이걸 빨리 끊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1라운드가 끝나기 전에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고, 이어서 황택의도 “선수들이 연패로 많이 위축되는 모습을 밖에서 지켜봤다. 경기를 이긴 것도 기쁘고, 그간의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게 된 것도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후 황택의와 먼저 이야기를 나눴다. 황택의는 이날 엔트리 정식 복귀 후 첫 경기를 선발 세터로 치렀고, 팀의 연패를 끊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호흡은 아직까지는 당연히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공격수들과의 호흡을 언급한 황택의는 “이번 경기에서는 우선 심리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을 안정시키는 것에 집중하고자 했다”며 연패에 시달린 동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데 주력했음을 밝혔다. 

현재 KB손해보험의 선수 구성은 황택의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은 구성이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나경복이 구축하고 있는 확실한 쌍포부터, 차영석-최요한-이준영 등이 버티고 있는 중앙과 윤서진이 활약하고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대각 자리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옵션이 다양하다. 황택의는 “확실히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보니 믿고 올릴 수 있다. 두 번을 올려주면 한 번은 무조건 점수가 날 거라는 믿음으로 편안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며 팀 구성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준영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먼저 2세트 21-21에서 속공으로 V-리그에서의 첫 득점을 올린 순간에 대해 이준영은 “첫 득점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신경도 좀 쓰고 있었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가는 순간에는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 마음가짐이 개인적인 좋은 결실까지 연결돼서 기쁘다”며 의젓한 소감을 전했다.

이준영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세트에는 선발 미들블로커로 코트를 밟았고, 17-17에서 임성진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팀의 역전을 이끄는 V-리그에서의 첫 블로킹을 잡아냈다. “신인이라는 점을 핑계로 삼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이 믿고 넣어주신 만큼 자신 있는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3세트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소개한 이준영은 “첫 블로킹은 옆에서 형들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위치도 잘 잡아주신 덕분에 잡을 수 있었다”며 선배들에게 첫 블로킹의 영광을 돌리기도 했다.



이준영의 활약이 펼쳐지기 하루 전,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누나 이다현이 블로킹 7개 포함 14점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전력전 준비에 열을 올리던 이준영은 누나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다. “남자부 경기를 보느라 누나 경기를 제대로 못 봤다. 끝나고 나서 기사를 통해 누나가 되게 잘했다는 건 알 수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이준영은 누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드래프트 때 이다현 동생 이준영이 아니라 이준영 누나 이다현으로 불리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을 뗀 것 같아. 누나 이제 긴장해라!”라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이제 막 실전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황택의와 이준영은 연습을 통해 이미 두터운 신뢰를 쌓아뒀다. 황택의는 “팀에 복귀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이)준영이랑 B코트에서 호흡을 몇 차례 맞춰봤다. 그 때부터 준영이가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혼자 가졌다. 준비가 된 선수인 것 같다. 아직은 더 맞춰봐야겠지만,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준영을 칭찬했다.

이준영 역시 황택의를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황)택의 형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잘하는 세터로 정평이 나 있지 않나. 팀에 입단한 이후에도 택의 형이랑 같은 팀이 된다는 것이 너무 기대가 됐다. 형의 능력을 생각했을 때 아직은 내가 많이 모자란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선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두 선수는 “KB손해보험의 시즌은 이제 시작된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 여러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해 승리를 선물해드리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험난한 1라운드를 보냈지만, 총사령관의 귀환과 자신의 이름을 알린 신예의 등장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완전체가 된 KB손해보험의 시즌이 승리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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