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알바노 차별 발언, 설득력이 부족한 이유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가 남긴 차별 발언은 모순에 가깝다.
알바노는 지난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의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
당시 알바노는 "이겨서 기분 좋다. 다만 KBL 심판들 심하다(terrible)고 생각한다. 정말 참고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일관성이 없다. 이번 경기도 자유투 한 번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스럽다. 하지만 좋은 팀에서 모두가 하나가 되어 거둔 승리여서 값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알바노는 "벌금도 감수할 생각이다. 지금 너무 지쳤다. 차별을 받는 것 같다. 특히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콜 이후 정중하게 가서 물어봤을 때 왜 그런지 이야기라도 해줬으면 한다. 그냥 사람을 밀어낸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가르쳐줄 수 있는데 그것조차 밀어내기 때문에 실망이 크다. 질문을 했으면 설명을 듣고 싶다. 밀어내지는 않았으면 한다. 왜 그런 콜을 했는지 설명을 해주면 이런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징계까지 감수하겠다는 알바노는 높은 어조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알바노는 "팬들은 정정당당한 경기를 보러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이 와서 왜 경기를 보는지 알았으면 한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당시 알바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었다. 격앙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반대를 키워드로 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생각은 이랬다. 알바노 이야기대로 라면 대구 한국가스공사 SJ 벨란겔과 창원 LG 칼 타마요 활약을 어떻게 설명할 지가 궁금했다.
이세 시즌 째 KBL 무대를 누비고 있는 벨란겔은 이번 시즌 무결점 플레이를 이어가며 소속 팀인 대구 한국가스공사 초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첫 시즌이었던 202-23시즌 7점 1.9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벨란겔은 지난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이 28분 52초로 대폭 늘어났고, 12.6점 2.2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가스공사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하드콜이 적용된 올 시즌, 벨란겔 평균 출전 시간은 30분 21초로 더욱 늘어났고, 2.4리바운드 5.3어시스트로 대활약하고 있다. 돌파형이 아닌, 스피드와 센스가 바탕이 된 돌파와 슈팅 그리고 어시스트를 통해 완벽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
LG에서 뛰고 있는 칼 타마요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첫 시즌이지만, 평균 24분 32초를 뛰었고 10.1점 5.5리바운드 1.6어시스트 1.3스틸을 남기고 있는 것. 슈팅이 장점인 선수로 3점슛이 22.2% 성공률이 머물고 있는 것만 개선되면 충분히 득점이 더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LG 인사이드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준석, 유기상과 함께 LG 미래로 등불을 밝혔다.
알바노는 데뷔 첫 시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평균 30분을 넘게 뛰면서 13.3점 3.5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 아시아쿼터를 넘어선 용병급 기량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은 더욱 뛰어났다. 15.9점 6.6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남기며 팀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MVP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올 시즌은 다소 주춤하다. 13.2점 2.6리바운드 4.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기록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폼이 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하드콜에 불리하다. 시즌 전 연습 경기에서부터 알바노 부진(?)은 다소 예견되었다. 컨택형 돌파를 자주 시도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좀 크거나 강한 상대와 컨택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었기 때문.하드 콜에 불리한 유형의 선수다. KT 허훈이 고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첫 경기였던 서울 삼성 전에서 29점 8어시스트를 뿌리며 우려를 불식시켰던 알바노는 이후 세 경기에서 8점에 그치는 수모를 겪으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하비 고메즈(안양 정관장)나 고메즈 딜리아노(서울 SK), 안드레 옥존(울산 현대모비스) 등은 적응과 부상 그리고 두터운 스쿼드 등으로 아직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벨란겔과 타마요 플레이를 살펴보면 알바노 발언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 차별이라는 민감한 키워드가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어제, KBL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하드 컬과 관련한 미디어 설명회가 있었다. 유재학 경기 본부장은 기조는 바꾸지 않을 것을 공표했다. 알바노 스스스로 변화를 가져야 한다.
알비노는 위에 언급한 대로 지난 시즌 MVP였다.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추기를 기대해 본다. 관중 수 증가 등 농구 인기 회복을 키워드로 많은 희망적인 지표가 존재했던 1라운드였다. 개인적인 불만으로 인한 KBL 공멸이 아닌 상생 그리고 부흥이 전제가 된 선택을 했으면 한다. 스스로 MVP의 가치를 훼손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