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는 OH 육서영, 그 옆에 ‘멋진 언니’ MB 이주아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6연승 속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이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육서영이다. 그 옆에는 육서영의 ‘멋진 언니’인 미들블로커 이주아도 있다. 서로가 있어 든든하다.
2001년생의 180cm 육서영은 프로 6년차다. 2024-25시즌 개막 10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며 제 몫을 하고 있다. 김호철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육서영은 10경기 39세트에 출전해 116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득점 14위 그리고 리시브 10위와 디그 12위, 리시브와 디그를 합산한 수비 부문에서 5위에 랭크돼있다. 공수 양면으로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도 ‘육서영’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공격이 여러 각도로 나오고 있다. 특히 좋아진 것이 블로킹이다. 그리고 뒤에서 움직이면서 수비하는 것 등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또 경기가 안 풀리면 표정부터 변화가 생겼었는데 이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육서영도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고 있다. 육서영은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시고 있다.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해드리고 싶다. 또 시즌 출발부터 코트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번 시즌이 중요한 시즌이라고 생각하고 그 한 자리를 꼭 채우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수비 순위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가족 톡방에서 부모님이 올려주신다. 모를 수가 없게 되더라. 나름 우리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육서영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IBK기업은행 지명을 받았다. 육서영에게는 프로 데뷔 후 첫 6연승이다. IBK기업은행은 2017-18시즌 이후 6년 10개월 만에 6연승을 질주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동시에 현대건설을 제치고 2위까지 올랐다. 8승2패(승점 21)를 기록했다. 선두 흥국생명(9승, 승점 26)과 승점 차는 5점이다.
육서영은 “5연승까지는 해봤는데 6연승은 처음이다. 팀 분위기도 사는 것 같고, 선수들이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육서영의 성장이 돋보인다. 육서영은 2022-23시즌 33경기 109세트 출전, 237점을 기록한 바 있다. 정규리그 최다 출전 기록은 2023-24시즌 기록한 35경기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156점 기록에 그쳤다. 올 시즌은 다르다. 현재 육서영의 팀 내 공격 점유율은 19.8%로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을 돕고 있다. 리시브 비중은 46.15%로 높지만, 리시브 효율 33.33%로 준수한 편이다. 공격에서의 노련미도 나오고 있다.
‘이적생’인 미들블로커 이주아 역시 팀 6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경기 연속 블로킹 4개를 포함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중국에서 온 아시아쿼터 선수인 세터 천신통과의 호흡도 맞춰가고 있다.
이주아는 “서영이가 오늘 이기면 2위로 올라간다고 말해줬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꼭 2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굳게 가졌던 것 같다”며 “신통 선수와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떻게 공을 달라고 말도 하고, 경기 도중에도 미들블로커를 계속 써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신통 언니가 플레이를 편하게 할 수 있게끔 올려준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이주아의 영입 효과에도 웃었다. 그는 “높이가 좋다. 비키(빅토리아)와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수들도 있지만 중앙도 중요하다. 중앙 공격을 많이 해야 한다. 미들블로커들이 빠르고 높이도 된다. 주아도 좋아졌다. 그리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주아도 “가끔 나도 안 될 때는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육서영과 이주아는 오랜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 선수는 나란히 반포초에서 함께 뛴 바 있다. 이주아가 올해 흥국생명을 떠나 처음으로 팀을 이적하면서 육서영과 재회했다. 육서영은 “어릴 때 같은 학교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다. 못 본 기간이 길긴 하지만 든든하고, 멋진 언니로 변해있더라. 내가 코트에서 불안해할 때 도움을 많이 준다. 또 언니가 워낙 긍정적이라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언니의 한 마디가 힘이 된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주아도 “서영이가 잘 받아주고, 앞에서도 잘 때려준다. 뒤에서 수비도 한 두 개씩 해주면 전위에 있는 선수들이 때려주고 있다. 파이팅도 좋다”고 말하며 육서영을 바라봤다.
시즌 초반 6연승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IBK기업은행이다. 아직 완전체도 아니다. ‘이적생’인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도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고, 높이와 공격력이 좋은 김희진도 교체로 투입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아는 “지금 이 팀에서는 내가 언니들, 동생들 사이에 놓여있다. 딱 중간이다. 중간에서 팀을 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했고, 육서영은 “주공격수인 비키가 풀리지 않을 때 다른 선수들이 해줄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또 경기를 치르면서 신통 언니와 호흡도 더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굳은 결의를 표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30일 정관장을 상대로 7연승에 도전한다. 이후 2라운드 마지막 상대는 선두 흥국생명이다. 3라운드부터는 다시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차례대로 격돌한다. 김 감독은 정신력과 체력을 강조하며 강팀들과의 연전을 대비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