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인’ 선발진 완성 반긴 원태인 “삼성 마운드 높다…우승 문턱 앞에서의 아쉬움 달랠 것”[스경X현장]
10일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받은 삼성 원태인. 연합뉴스
시상식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삼성 원태인. 김하진 기자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은 팀의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대해 반겼다.
원태인은 10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받은 뒤 “올해 마무리가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유정근 대표이사님이 욕심이 생겨서 내년에 우승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하셨는데 전력 보강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마지막에 웃으면서 꼭 끝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던 삼성은 스토브리그 동안 적극적으로 마운드 보강을 꾀했다.
자유계약선수(FA) 선발 자원 중 한 명인 최원태를 4년 총액 70억원에 영입했고 코너 시볼드와 작별하며 생긴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키움에서 뛰었던 아리엘 후라도로 채웠다. 이로써 삼성은 대니 레예스-후라도-원태인-최원태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갖췄다.
원태인은 “항상 우리 마운드는 좋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최대어’라고 하는 최원태 선수를 로테이션에 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코너가 부상으로 빠졌고 아직 경험이 적은 좌완 이승현과 우완 황동재 등으로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태인도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가 부족해서 많이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내년에 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맛봤기에 더 간절해졌다. 원태인은 “우승의 맛을 본 팀이 더 많이 우승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는데, 문턱 앞에서 실패를 맛 본 팀도 못지 않게 욕심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 사장, 단장님이 스토브리그에서 (욕심을) 보여주고 있고 그게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전해지는 것 같다. 내년에는 우승이라는 걸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다시 한번 바람을 표했다.
원태인이 이렇게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건 우승에 대한 기쁨을 맛본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서 금메달을 합작해봤지만 고등학교 이후에는 소속되어 있는 집단에서 우승을 해본 적은 없다.
우승에 대한 기억은 중학교 3학년까지 거슬러가야 찾을 수 있다. 원태인은 경복중에 재학 중었고 당시 야구부 감독은 아버지인 원민구가 전 감독이었다. 형 원태진은 코치로 있었다. 원태인은 “아버지랑 형이랑 다 같은 팀으로 했던 우승이 중학교 3학년 때가 마지막이었다”라며 “‘홀로서기’를 한 뒤로는 우승이 없기 때문에 우승을 한번 꼭 해보고 싶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새로운 선발진이 꾸려지면서 삼성 마운드가 강해졌다는 점은 반길 일이지만 그와 별개로 원태인은 자신이 해야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원태인은 “내가 할 일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투수와 책임감을 나눠가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똑같이 피칭을 하다보면 서로 시너지가 나서 팀 성적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똑같다”라던 원태인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보장받고 있다면 당연히 해야되는 위치라고 생각을 한다. 내년에도 많은 이닝, 많은 승수,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게 가장 첫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가 어깨 부상으로 조기 강판됐다. 당시 우측 어깨 과절 와순 손상으로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원태인은 프리미어12에서도 뛰지 못했다.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하지만 이제는 부상을 털어냈다. 원태인은 “몸 상태는 진짜 전혀 문제가 없다. 지난 주부터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될 정도로 다 회복이 됐다”라며 “내년을 위해 독한 마음을 품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바로 강도 높게 해서 운동을 시작했다. 정말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라며 안심시켰다.
이제 병원 체크를 필수적으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 원태인은 “스스로 느끼는 불편감이 이제는 다 없어졌다. 스프링캠프 가기 전에는 한번 체크를 하고 갈 것 같은데 현재까지는 병원 계획은 안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가 군사 훈련을 받고 퇴소한 원태인은 “포복 훈련 빼고 다 했다. 수류탄을 던질 때 안 아프더라. 그러면 다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격할 때도 지장이 없었다”며 웃었다.
2025시즌은 원태인이 데뷔 후 맞이하는 7번째 시즌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다. 하지만 원태인은 “포스팅 시스템 욕심은 하나도 없다. 더 발전하고 난 뒤에 도전하고 싶다. 우승하고 간다는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도전할 것”이라며 팀의 우승에 대한 목마름을 거듭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