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이 쏘니 그리워한 이유 있었네…손흥민, 유럽 5대 리그 경기당 키패스 1위 윙어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시절 해리 케인과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31)이 유럽 축구 최고의 찬스메이커로 거듭났다. 축구 통계 매체 데이터MB는 16일 손흥민이 유럽 5대 리그 윙어 중 90분당 키패스 1.49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해리 케인(30·바이에른 뮌헨)의 재결합 희망 발언과 맞물려 더욱더 의미심장하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16일 “케인이 뮌헨으로 데려오고 싶은 토트넘 선수로 손흥민을 꼽았다”고 전했으며, 빌트는 “케인이 시상식장에서 ‘당연히 쏘니(손흥민의 애칭)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두 선수의 재결합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뮌헨이 사비 시몬스(21·RB라이프치히) 영입에 실패할 경우 손흥민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경험이 풍부하고, 독일어도 유창해 적응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손흥민의 경기력은 최근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지난 16일 사우샘프턴전에서는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고, 토트넘 통산 69번째 도움을 달성해 구단 레전드 대런 앤더튼(67개)을 넘어 구단 역대 도움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성장세는 토트넘의 전술 변화와도 맞물린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토트넘은 더욱 공격 중심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는 측면 공격수의 역할이 더욱 강화됐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4경기를 결장했지만, 이는 오히려 포지션 적응과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16일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는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특히 최근 경기들에서 손흥민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고루 기록하며 공격 전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패스의 정확도와 타이밍이 한층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우샘프턴전에서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제임스 매디슨의 쐐기 골을 도왔는데, 한층 진화한 시야를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
본연의 포지션인 윙어로 돌아오면서 더욱 위력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이 이번 시즌 단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윙어로 출전했다”면서 “자신의 장기를 극대화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윙어 포지션에서 그의 키패스 성공률은 리그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합작골(47골)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종전 최고 기록 보유자인 프랭크 램파드, 디디에 드로그바(36골) 듀오를 크게 앞지른 수치다.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은 23골 24도움을 올리면서 영혼의 단짝으로 불렸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패스 능력이 치명적인 마무리 능력에 가려 실제보다 저평가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데이터MB는 “손흥민의 기대 득점(xG)과 기대 도움(xA) 수치가 모두 유럽 최상위권”이라면서 “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의 마무리 능력이 예전만 같지 않다며 에이징 커브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신체적 능력 저하에 맞게 플레이스타일을 진화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뮌헨 이적은 손흥민에게 우승 트로피를 향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는 토트넘에서 2018~20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다. 최근 토트넘 공식 채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바꿀 용의가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