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을 손에 쥔 마틴 감독대행 “내 꿈은 의사였다, 그런데 2m로 태어나서…” [주간 톡톡]
주간 톡톡, <더스파이크>가 2024-25시즌에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다. 기사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한 주간 현장에서 들려온 크고 작은 목소리를 모았다.
신인 김다은의 첫 인터뷰실 입장, ‘선배’ 타나차 반응은?
-12월 19일 한국도로공사 VS 페퍼저축은행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지명을 받은 김다은이 마침내 처음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김다은은 지난 1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4승을 신고하며 안방에서 포효했다.
이 가운데 김다은은 신인답지 않은 패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12월 새롭게 합류한 아시아쿼터 선수인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과의 케미스트리도 빛난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나란히 인터뷰실에 들어온 타나차와 김다은은 서로를 믿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다은의 첫 인터뷰실 등장이라는 말에 타나차도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말하며 박수를 쳤다. 이어 타나차는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코트 안에서 파이팅 넘치게 소리를 지르면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의 새로운 홈구장에서 열린 마틴 감독대행의 해부학 수업
-12월 22일 KB손해보험 VS 한국전력
KB손해보험은 지난 22일 새로운 홈 경기장인 경민대학교기념관에서 한국전력과의 홈 경기를 치렀다. 경민대학교기념관은 본래 경민대학교의 체육관이자 일부 수업이 진행되던 건물. 이에 급조된 인터뷰실 뒤편에는 수업을 위한 여러 부자재가 놓여있었다.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인터뷰실에 들어오며 기자들을 향해 “This is anatomy class(해부학 수업이다)”라며 농담을 던진 것.
마틴 감독대행은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인터뷰실 뒤편에 놓여있는 뼈 모형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인터뷰실에 머물렀다. 해부학에 관련된 것을 원래도 좋아했는지 묻자 마틴 감독대행은 “그렇다. 원래 내 꿈은 의사였지만 2m로 태어나 어쩔 수 없었다”며 웃었다. 새로운 홈 경기장을 통해 의사이자 해부학 교수가 된 마틴 감독대행. 마틴 감독대행에게는 어릴 적 꿈을 잠시나마 이룰 수 있었던 하루였다.
레오의 거친 생각과, 허수봉의 불안한 눈빛
-12월 23일 우리카드 VS 현대캐피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3라운드 경기는 경기 내용과 결과보다도 외적인 이슈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의 네트를 사이에 둔 갈등 폭발이 그것이었다. 두 선수는 언성을 높이고 표정을 구기며 거칠게 맞섰고, 결국 나란히 레드카드를 받기까지 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도 해당 이슈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었다. 레오는 “알리는 상대를 조롱해서 흥분하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 그게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옛날부터 V-리그의 강렬한 라이벌 구도를 경험해왔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익숙했고, 그 도발이 안 좋게 느껴져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그런 행동을 했다”고 알리와 충돌한 이유를 밝혔다.
레오가 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던 허수봉의 눈동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굴러갔다. 레오가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주장인 자신은 또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를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레오가 이른바 ‘비방용 멘트’를 꺼내지는 않자 안심한 표정을 지은 허수봉은 “그 상황을 못 봤다. 자리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선수들이 웅성웅성 거리기에 뒤돌아봤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일어난 상황이었고, 그 이후에 어떻게 준비를 하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요동칠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내 서브 차례가 돌아왔을 때 점수를 내면 분위기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서브를 구사했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해준 것 같다”고 상황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