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다른 유니폼 입지만…" 냉철한 비즈니스로 떠난 우승 공신, 그래도 낭만은 살아있다

"내년에 다른 유니폼 입지만…" 냉철한 비즈니스로 떠난 우승 공신, 그래도 낭만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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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준형 기자] LA 다저스 시절 워커 뷸러. / soul1014@osen.co.kr[사진] 워커 뷸러가 LA 다저스 우승 퍼레이드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를 떠났지만 팬들은 우승 공신을 잊지 않았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FA 이적이 결정된 투수 워커 뷸러(30)가 다저스 팬들의 성원에 고마워했다. 

뷸러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분들이 오늘 받은 21번 다저스 유니폼은 여전히 멋지다. 내년에 다른 유니폼 입게 됐지만 여러분들이 멋지게 입어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팬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뷸러의 21번 등번호가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이 SNS상에 올라왔고, 이에 뷸러가 감사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다저스를 떠났지만 팬들은 여전히 뷸러 유니폼을 선물로 받고 좋아하며 우승 공신으로 대우하고 있다. 

뷸러는 지난 24일 보스턴과 1년 2105만 달러 FA 계약에 합의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아직 보스턴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신체 검사를 통과하면 계약이 완료된다. 그 이후 다저스 구단과 팬들을 향해 정식으로 작별 메시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우완 강속구 투수 뷸러는 다저스에 무척 특별한 선수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됐는데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운영사장이 다저스에 와서 처음 뽑은 선수였다. 입단 후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한 뷸러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후 올해까지 7시즌 통산 131경기(122선발·713⅔이닝) 47승22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754개 WHIP 1.09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은 뷸러는 2019년 30경기(182⅓이닝) 14승4패 평균자책점 3.26 탈삼진 25개 WHIP 1.04로 폭풍 성장했다. 그해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였던 류현진을 제치고 디비전시리즈 1선발로 나설 만큼 구위와 배짱을 인정받았다. 2020년에는 포스트시즌 5경기(25이닝) 2승 평균자책점 1.80 탈삼진 39개 WHIP 1.20으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이어가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여세를 몰아 2021년에는 33경기(207⅔이닝)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 탈삼진 212개 WHIP 0.9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NL 사이영상 4위까지 오른 뷸러는 그러나 2022년 6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8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연이어 받고 커리어에 제동이 걸렸다. 

2023년 시즌을 통째로 날린 뷸러는 예상보다 재활이 늦어졌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 여파로 복귀 후에도 예전 같지 않았다. 올해 5월 빅리그 마운드에 돌아왔지만 고관절 통증으로 6월부터 한 달 넘게 또 쉬는 등 16경기(75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64개 WHIP 1.55로 부진했다. 패스트볼 위력이 떨어지며 제구까지 흔들렸다.

[OSEN=박준형 기자] LA 다저스 시절 워커 뷸러. / soul1014@osen.co.kr[사진] 워커 뷸러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뷸러 스스로도 방출을 걱정할 정도로 좋지 않았지만 가을야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타일러 글래스노우, 클레이튼 커쇼, 개빈 스톤 등 주축 선발들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간 뷸러는 첫 등판이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뉴욕 메츠와의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4이닝 무실점),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WS) 3차전(5이닝 무실점 승리), 5차전(1이닝 무실점 세이브)에서 10이닝 5피안타 4볼넷 13탈삼진 무실점으로 부활했다.

특히 3차전 선발등판 후 하루를 쉬고 5차전 불펜 대기를 자청했다. 7-6으로 앞선 9회말 투입된 뷸러는 탈삼진 2개 포함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거두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장식했다. 다저스에 대한 애정이 있어 가능한 투혼이었다. 

FA가 된 뷸러는 10년 몸담은 다저스에 돌아오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승 공신이지만 계약은 비즈니스이고, 다저스는 냉철하게 판단해 뷸러에게 1년 2105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 대신 좌완 블레이크 스넬을 5년 1억8200만 달러에 FA 영입했고, 포스팅 예정인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도 노리고 있다. 비록 다저스와 10년 인연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빅게임 피처로서 호투와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영원히 간직된다. 

나중에 다저스와 인연이 또 닿을 수 있다. 보스턴과 1년 계약을 하면서 사실상 FA 재수를 하게 됐다. 뷸러는 지난 21일 팟캐스트 ‘저스트 베이스볼쇼’에 출연해 “그동안 실패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올해의 실패가 나의 야구에 대한 생각을 바꿨고, 겸손해지게 만들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경험이 더 큰 성공을 이끌어줄 것이다. 내년이 기대된다”고 부활을 자신했다.

[OSEN=박준형 기자] LA 다저스 시절 워커 뷸러. /soul1014@osen.co.kr[OSEN=박준형 기자] LA 다저스 시절 워커 뷸러.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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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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