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ERA 21.94' 4년 연속 20홀드 필승조 부진 원인은 ABS? "이젠 타자들이 안 속는다"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34)이 올해 초 갑작스러운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를 꼽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원소속팀 롯데와 재계약을 맺은 '구원 듀오' 구승민과 김원중이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서 공개된 영상에 출연해 올해 부진의 이유를 밝혔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란히 FA를 신청했다. 롯데는 지난달 10일 김원중과의 '4년 총액 54억 원' FA 계약에 이어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 원' 규모 재계약까지 공식 발표하며 둘을 잔류시켰다.
2013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52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구승민은 롯데에서만 통산 448게임 28승 30패 5세이브 121홀드를 기록한 원클럽맨이다. 필승조로 자리 잡기 시작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20홀드 이상(20-20-26-22)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중간계투로 거듭났다. 롯데의 구단 최다 홀드(121홀드)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마무리 김원중과 함께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던 구승민은 올해 초반 큰 부침을 겪었다. 3월과 4월 9경기 등판에서 5⅓이닝 13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이 21.94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무려 0.548에 달했다. '믿을맨' 구승민의 부진으로 롯데는 최하위에서 시즌을 출발했고 초반부터 벌어진 승차를 끝내 좁히지 못하며 가을야구 진출이 불발됐다.
영상에서 구승민은 올해 초 자신의 부진에 대해 "이제 좀 힘에 부칠 타이밍은 맞았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보면 진짜 초반에 말도 안 되는 야구를 했다. 중반부터는 그래도 제 페이스를 찾은 게 소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야구였던 것 같다. ABS에 신경을 못 썼다. 그냥 안일하게 어차피 ABS도 똑같은 야구라고 생각했다"며 "전에 심판이 판정할 때는 (타자가) 헷갈림이 생기지 않냐. 그런데 지금은 한 번 볼 해버리면 거긴 이제 계속 볼이니까 타자들이 던지는 순간에 볼이라는 걸 알고 빠져버린다. 저는 편안한 상황에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보니까, 접전 상황에 안일하게 '스트라이크 던져야지' 하고 던졌던 공들이 많이 맞아 나가다 보니 위축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김원중도 "저희는 모서리를 보고 던지는 투수들인데 타자들은 저희가 포크볼을 많이 던지는 걸 알기 때문에 낮은 존은 그냥 버린다. 낮은 공 자체가 ABS도 안 걸리고 높은 공 위주로 설정되어 있다 보니까 낮은 공은 그냥 버린다는 생각으로 전략을 세우고 들어온다. 저희 같은 경우는 그 부분이 힘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승민은 자신의 2+2년 FA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계약에 옵트아웃 조항을 넣은 이유에 대해 "제가 올해 부진했기 때문에 2년 계약을 먼저 걸고, 뒤에 제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다. 구단으로선 안전장치고 저한테는 동기부여가 되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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