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추신수 다음은 박정태, SSG가 스스로 뿌린 오해의 씨앗
天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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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17:05
사진=SSG랜더스 제공 |
프로야구 SSG를 향한 시선이 한껏 날카로워졌다. 코칭스태프 구성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31일 퓨처스 코칭스태프 구성 완료 소식을 전했다. 27일 추신수를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 선임한 지 나흘 만이다. 박정태는 추신수의 외삼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사권은 없다고 해도, 박정태 감독 선임 과정서 ‘혈연’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SG는 2024시즌을 마친 뒤 코칭스태프 개편에 돌입했다.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부분이 바로 퓨처스 수장 자리다. 지난해 10월 24일 기존 퓨처스 사령탑이었던 손시헌 감독이 1군 수비코치로 합류하면서 해당 자리가 공석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유력했던 후보군이 있었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단장회의서 계약기간이 남은 코치는 서로 영입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경력 검토 및 평판 체크, 심층 면접 등을 거쳐 박정태 감독으로 결정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
박정태 감독은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다만, 롯데 색깔이 강하다. 원클럽맨이다. 1991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뒤 은퇴할 때까지 줄곧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악바리 같은 패기와 승부욕으로 부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2년 롯데 타격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2019년 음주운전 및 버스 운전 방해로 도마 위에 오른 것. SSG 측은 박정태 감독이 잘못을 뉘우치고 꾸준히 선행에 앞장섰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추신수와 업무 범위 또한 일부 겹친다. 구단주 보좌역 외에 육성총괄도 맡고 있는 만큼 퓨처스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터.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올해 SSG 퓨처스쪽 입김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퓨처스서 1군으로 가는 유망주들이 많아질 거란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시작하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SSG 입장에선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다.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받거나 오해를 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가뜩이나 추신수 거취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던 시점이었다.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으로 각종 소문들은 더욱 활기를 띄우는 모양새다. SSG는 이를 알면서도 진행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보여줄 일만 남았다. 올해 어떤 야구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이미 만연해 있는 오해의 씨앗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