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정관장 염혜선 "올해는 관중석 아닌 코트에서 챔프전을"
관중석에서 바라봤던 챔피언결정전. 이제는 두 발을 딛고 무대에 설 생각이다. 여자배구 정관장 세터 염혜선(34)이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는 새해 소망을 밝혔다.
시즌 절반을 마친 V리그 막판 여자부 최고의 팀은 정관장이었다. 정관장은 3라운드 전승(6승)을 포함해 막바지 8연승을 달렸다. 12승 6패, 승점 34점. 1위 흥국생명(승점 43), 2위 현대건설(승점 41)과 격차는 2~3경기 차다. 남은 세 차례씩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3일 대전 신탄진 정관장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염혜선은 "상위 팀과의 맞대결을 꼭 잡아 선두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매 경기 같은 마음으로 하다 보면 1등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혜선이가 정말 잘 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부상 없이 주장이자 세터로서 팀원들을 잘 다독였다"는 거였다. 시즌 초반 4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동료들을 격려해 팀을 한데 묶기도 했다. 그는 "지면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너무 힘들었다. 분위기는 이겨야만 바뀔 수 있으니까 선수들이 처져 있을 때 '배구는 우리가 하는 거다. 이겨내야 바뀔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최고참인 염혜선은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에게 정확한 볼 배급을 해 강력한 원투펀치의 위력을 발휘하게 했다. 염혜선은 "주장이기 전에 세터란 포지션다 보니 메가와 부키리치가 좋은 공격력을 잘 활용하려고 했다. 국내 선수들도 같이 득점을 해주면 좋겠지만, 안 될 때는 선수들에게 (공을)더 받아주고 연결해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관장의 연승 행진 비결 중 하나는 서브다. 상대의 공격을 제한하게 만드는 목적타 서브를 때린 뒤 유효 블로킹과 수비로 반격 기회를 만들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염혜선의 날카로운 서브였다. 염혜선은 3라운드에만 무려 11개의 서브득점을 올렸다. 부키리치에 이은 2위. 연속 득점을 자주 이끌어내 서브 시도 횟수(137회)는 단연 1위였다. 염혜선이 후위에 서고, 부키리치와 메가가 전위에 함께 있을 때 많은 연속 득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