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노시환처럼…" 40억 FA 충격 이적, 그러나 두산에겐 이미 대안이 있다
밤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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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국가대표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가 FA를 신청하고 훌쩍 떠나버렸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이미 대안도 마련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한 허경민이 4년 총액 40억원의 조건에 KT로 향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허경민은 개인 통산 1548경기 1483안타 타율 .293 60홈런 636타점 125도루를 기록 중인 베테랑 내야수로 2015년부터 지난 해까지 10년 동안 한결 같이 두산의 핫코너를 지켰던 선수다. 지난 해에도 115경기에 나와 타율 .309 7홈런 61타점 5도루로 두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지금 허경민은 두산에 없다. 그렇다면 두산은 허경민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이렇다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두산으로서는 결국 '내부'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허경민의 빈 자리가 당연히 클 것이다. 거의 10년 동안 3루를 지킨 선수가 빠지면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허경민의 FA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들의 눈빛 달라졌다. '내가 자리를 차지하겠다'라는 마음이 강하게 나타난 것 같다. 사실 그동안 3루는 넘보지 못할 자리였다. 선수들이 눈빛이 달라지면서 운동하는 것을 보고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누군가 허경민의 공백을 대체할 것이라 확신했다.
우선 '1순위 대안'은 구상을 마쳤다. 두산은 팀의 주축타자인 강승호에게 3루수 글러브를 맡기고자 한다. 강승호는 지난 해 주전 2루수로 뛰면서 140경기에 출장, 타율 .280 18홈런 81타점 16도루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물론 아직 3루수로서 검증된 선수는 아니다. 이승엽 감독도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강승호가 진짜 3루수로 포지션 변경이 가능한지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이승엽 감독은 "3루수는 신인 박준순까지 모든 선수가 후보다"라면서도 "강승호가 3루로 안착할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강승호가 시즌 초반에 굉장히 좋았는데 중반 후반 가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막판에 잠깐 타격감을 회복하고 시즌을 마쳤다. 작년보다 더 높은 커리어를 가질 수 있는 선수다"라는 이승엽 감독은 "수비는 예전에 LG에서 유격수로 뛰었던 선수다. SK에서 3루수로 뛴 경험도 있다. 본인은 충분히 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강승호의 타격을 살리려면 3루수로 가는 것이 맞다. 2루수는 여러가지 할일이 많은 포지션이다"라고 강승호를 3루수로 내세울 방안을 갖고 있음을 말했다.
또한 리그 트렌드에 맞는 선택이라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요즘은 장타력 있는 선수가 3루수로 나서는 것이 트렌드"라면서 "최정, 노시환, 문보경, 김영웅 등 모두 3루수로 뛰는 선수들이다. 강승호 역시 3루수로 가면 타격도 더 좋아질 것이라 판단한다. 우선 3루가 가능한지 봐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강승호가 3루수로 변신하지 못한다면? 이승엽 감독은 "머리가 아파질 것"이라고 웃으면서 "수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3루수는 공격이 배가돼야 하는 포지션"이라며 뚝심있게 지켜볼 것임을 말했다.
결국 강승호가 3루수로 성공적인 변신을 해야 나머지 퍼즐을 맞추는데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강승호의 3루수 변신 외에도 키스톤 콤비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내야진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
벌써 이승엽 감독은 올해로 사령탑 부임 3년차 시즌을 맞았다.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지난 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늘 마무리가 아쉬웠다. "취임할 때 한국시리즈 목표라고 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 팀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이승엽 감독은 "다른 구단들의 전력이 많이 강화된 반면 우리 팀은 전력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쟁 구도가 갖춰친 상태"라면서 올 시즌 반등을 자신했다. 그리고 그 첫 단추는 바로 강승호의 성공적인 포지션 이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