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떠난 류현진, 올해는 시작부터 함께…“몸 잘 만들었다. 바로 피칭 가능”[스경x현장]
류현진이 22일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배재흥 기자
올해는 처음부터 팀과 함께다. 22일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한 류현진(38·한화)이 더 체계적으로 2025시즌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프링캠프 훈련을 제대로 하는 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며 “김경문 감독님과 함께 캠프에 가는 것도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최근 몇 년간 스프링캠프 일정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시절이던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2023년 겨울엔 재활에만 매진했다. 한화로 12년 만에 복귀한 지난해엔 계약이 늦어져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 합류했다. 올해는 더 완벽하게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은 “작년엔 캠프에 합류한 2월 말부터 야외에서 공을 던진 점이 아쉬웠다”며 “올해는 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해는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해도 되겠냐는 물음에 “열심히 하겠다”고 미소지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28경기(158.1이닝)에 선발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 3.87의 성적을 거뒀다. 팀에서는 유일하게 규정이닝과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아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KBO리그 타자들의 끈질긴 타격이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를 지운 점은 긍정적이다. 여전히 시속 140㎞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리그 적응을 마친 복귀 2년 차 류현진은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기 위해 비활동기간에도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비활동기간 한화 후배 투수들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했다. 99코퍼레이션 인스타그램 캡처
박상원, 황준서 등 후배 투수들과 최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한 류현진은 “바로 투구할 수 있을 정도로 캐치볼 등 사전 준비는 다 마친 상태”라며 “캠프에 앞서 몸은 잘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을 비롯한 고참급 선수들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공약을 지키지 못해 지난달 겨울 바다에 몸을 던졌다. “정말 추웠다”고 웃은 류현진은 “내뱉은 말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입수는 당연한 것”이라며 “올해는 고참들이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는 가을야구에 사활을 걸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KT 출신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4년 78억원)과 심우준(4년 50억원)과 계약했고, 외국인 선수 코디 폰세(투수)와 에스테반 플로리얼(야수)을 영입했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라는 새 야구장에서 치르는 첫 시즌이기도 하다.
지난달 겨울 바다에 입수한 류현진과 한화 베테랑 선수들. 류현진 인스타그램 캡처
류현진은 “선발 투수와 유격수, 외국인 선수까지 전력 보강이 돼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다. 젊은 선수들도 합류했기 때문에 좋은 힘이 생길 것 같다”며 “새 구장에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가오는 개막을 기대했다.
류현진은 과거 자신처럼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도전에 나서는 내야수 김혜성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일단 선수들과 빨리 친해지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본인만의 루틴이 있을 텐데, 미국에 갔다고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천공항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