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받은 나, 이치로 안 뽑았다" 사칭 계정 등장…이치로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실패로 '시끌'
天花
0
2
3시간전
▲스즈키 이치로는 2025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투표인단 394명 가운데 393명의 지지를 받았다. 2020년 데릭 지터에 이어 또 한번 1표 차 만장일치 실패 사례로 남았다.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만장일치 지지를 받은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 스즈키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이치로는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개인으로도 그렇지만 일본인 선수로는 처음 명예의 전당에 선출돼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MLB네트워크 캡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로는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투표인단 394명 가운데 393명,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이치로에게 명예의 전당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투표권을 베테랑 기자들이 이치로의 만장일치 실패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가운데, "나는 이치로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칭계정'까지 등장했다.
MLB네트워크는 22일(한국시간) 2025년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치로는 394표 가운데 393표, 득표율 99.7%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CC 사바시아가 342표로 86.8%, 빌리 와그너가 325표로 82.5%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치로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9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26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과 OPS 0.78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안타는 모두 3089개, 역대 25위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일본에서 기록한 안타 1278개를 더하면 모두 4367안타다. 이 숫자를 쌓는데 모두 28년이 걸렸다. MLB.com은 "이치로의 영향력은 야구를 넘었다. 그의 우아함, 자기관리, 성공에 대한 열망은 미국과 일본 야구 문화의 가교가 됐다. 그의 성공은 일본에서 온 수많은 스타를 만들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라고 평가했다.
폭스뉴스는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것은 이미 확실시되고 있었다. 유일한 궁금증은 만장일치 여부였다. 394명의 야구 기자가 투표용지를 보낸 가운데 이치로는 99.7%의 득표율을 기록해 한 표 차이로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이는 데릭 제터가 2020년 받은 표와 같다. 마리아노 리베라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한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다. 그는 2019년 100%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치로의 만장일치 실패에 대해 "반응이 좋지 않다. 뉴욕포스트 기자이자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가진 존 헤이먼은 트위터에 '앞으로 나오시길, 멍청이'라고 했다. 디애슬레틱 크리스 커슈너는 '정말 멍청한 행동'이라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수잔 슬루서는 '불쾌하다'고 표현했다"고 기자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많은 이들이 '이치로를 거부한 1표'의 주인공을 궁금해 하는 가운데, 트위터에는 자신이 이치로를 뽑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계정이 등장했다. '사칭'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마크 구든' 이름을 쓰는 이 계정은 자신이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수석기자라며 "퓰리처상 3회 수상. "기상학, 조류학, 그래픽, 잠수 전문가.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연결한 내셔널인콰이어러의 계정이 가짜다. 이 매체의 공식 계정은 팔로워가 2만 명에 가까운데 가짜 계정은 300명도 안 된다.
이 계정은 과거에도 명예의 전당 투표로 '트롤링'을 시도했다. 은퇴 후 논란으로 인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던 실링에게 표를 던졌다며 '인증샷'을 공개한 전력이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표를 주지 않고 오직 실링만 체크했다. 이번에는 많은 후보 가운데 체이스 어틀리에게만 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메츠 팬들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여기 내 2025년 명예의 전당 투표용지가 있습니다. 투표인단 가운데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3번 받은 기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고 썼다. 또 "아무도 내가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점, 이치로보다 어틀리에게 투표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치로가 얼마나 많은 병살타를 쳤는지"라고 썼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19년 동안 92개의 병살타를 쳤다.
인터넛 커뮤니티 '레딧'에는 "그 계정은 분명 트롤 계정이다. 퓰리처상을 3번 받았다고 하지만 그 이름을 쓰는 사람이 그 상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 더 깊이 들어갈 것도 없이 메츠 담당 기자라면서 필라델피아 선수에게 표를 던졌다. 진짜라면 세상이 불타버릴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메츠와 필리스는 양키스와 보스턴에 필적할 만큼 강력한 라이벌이다.
무엇보다 사칭으로 추정되는 이 계정에 '인증샷'이 올라온 것은 지난 13일이었다. 22일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오기 직전까지 이치로는 투표 결과를 공개한 205명이 모두 선택한 선수였다. BBWAA(미국야구기자협회)의 투표인단 명단에도 이 이름은 없다.
한편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이치로는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개인으로도 그렇지만 일본인 선수로는 처음 명예의 전당에 선출돼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2001년에 처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그때 2025년의 오늘 명예의 전당 발표를 지켜보게 될 거라는 상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매우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또 "야구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것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며 야구의 재미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