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모드' 돌입 여자배구, 소중한 시간을 살려라 [V리그포커스]

기회 얻은 선수들, 스스로 경쟁력 증명할 시간
감독들은 PO서 활용할 '새로운 얼굴' 선별해야젊은 선수들을 독려하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정관장, 현대건설이 본격적으로 '봄 배구' 준비에 돌입했다. 여유 있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세 팀은 주축들에 휴식을 부여하고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등 이미 '봄 배구 모드'로 전환했다.
2024-25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은 25일부터 2위와 3위의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다. 규정상 3위와 4위 팀의 승점 차가 3점 이하면 단판으로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가 진행되지만 올 시즌은 생략된다. 현재 3위 현대건설의 승점이 57로, 4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0)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일찌감치 봄 배구를 확정지은 3팀은 6라운드에서 숨 고르기를 하면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5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에 김연경, 김수지,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 이고은 등 주축들을 모두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던 문지윤, 박수연, 임혜림, 변지수 등을 투입했다.
정관장도 다르지 않다. 반야 부키치리, 박은진이 부상을 당한 정관장은 염혜선,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정호영, 표승주 등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이선우, 전다빈, 박혜민 등에게 기회를 줬다.
현대건설도 모든 힘을 쏟지 않고 있다.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을 자주 내보내면서 주축들의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의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새로운 선수들과 각 사령탑에게는 중요한 시간이다.
V리그는 지금까지 4~5일 간격의 빠듯한 일정으로 경기를 치러 선수들이 지쳐있는 상태다. 조기에 포스트시즌을 확정한 덕분에 각 팀들은 주축들의 체력을 충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고희진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 기량을 체크하고 있다. 그들이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계속 자기 기량을 발휘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기회를 줄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관장은 정규리그 막판 부키리치, 박은진이 부상을 당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사람이 부상에서 복귀한다 해도 몸 상태가 불투명해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경기에 나서는 백업 선수들에게도 절호의 기회다. 지금 눈도장을 받는다면 포스트시즌 무대 뿐 아니라 다음 시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어 경기에 투입되면 몸을 던지고 이를 악물며 자기를 어필한다.
정관장 이선우는 "정규리그에서 몇 차례 기회를 받았지만 잘 살리지 못했다. 아주 아쉬웠는데, 남은 시즌 잘 준비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여 포스트시즌 때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후반기에 주어지는 출전 기회를 살린다면 자신감도 얻고 앞으로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절실함을 전했다.
포스트시즌처럼 단기전에서는 예상 밖 선수의 활약에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잦다. 정규리그 막판에 눈도장을 받은 선수가 단기전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감독과 선수 모두 마지막까지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