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농구 최초의 드라마... 역대급 승부 됐다

우유소녀제티 여자 농구 최초의 드라마... 역대급 승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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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4강 플레이오프, 사상 최초 동반 5차전 '끝장승부'

▲  9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BNK 썸의 경기. 삼성생명 조수아가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 연합뉴스


여자 프로농구(WKBL) 4강플레이오프가 사상 최초의 동반 5차전 '끝장승부'라는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팀 간 전력 차와 저득점 현상으로 인해 자칫 뻔한 시리즈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딛고, 이제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역대급 승부가 됐다.

정규리그 3위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3월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위 부산 BNK 썸과의 '하나은행 2024~2025 PO' 4차전 홈경기에서 51-48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돌렸다. 앞서 8일에는 4위 KB스타즈가 1위 우리은행과의 4차전서 62-61 1점차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며 역시 승부를 5차전까지 몰고 가게 됐다.

현행 여자농구 4강 PO 체제에서 최종 5차전이 열리는 것도, 두 시리즈가 동시에 최종전을 치르게 된 것도, 모두 역대 최초다. 3전 2선승제 시절에는 총 4번이나 최종 3차전까지 치른 경우가 있었지만, 5전 3선승제에서는 그동안 4차전 이내에 모두 승부가 마무리되곤 했다. 만일 하위팀인 삼성생명과 KB가 동시에 업셋을 달성한다면, 역대 최초로 '3-4위팀간의 챔프전'이라는 희대의 이변이 성사된다.

뚜껑 열자, 예상 밖 흐름

전문가들은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이 손쉽게 결승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챔프전 통산 우승만 13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은 올해 정규시즌도 21승 9패(.700)로 압도적인 승률을 달성했다. 4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막차로 겨우 턱걸이한 KB(12승 18패)와의 승차는 무려 9게임이었으며, 맞대결 전적에서도 5승 1패로 압도했다.

여자농구 포스트시즌(35승), 챔피언결정전(24승) 감독 최다승에 빛나는 '명장' 위성우 감독, 올해 정규시즌 MVP및 8관왕을 석권한 에이스 김단비등, 감독과 선수의 이름값 면에서도 우리은행의 우위가 예상됐다. 지난 시즌 부동의 에이스 박지수(갈라타라사이)를 보유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을 넘지 못했던 KB로서는, 지난해보다 전력 차가 더 벌어진 상황에서 이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시리즈는 예상 밖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1-4차전 모두 4쿼터 막판에 승부가 갈렸을 만큼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1차전에서 6점차(우리은행 58-52 KB)가 가장 큰 점수차였고 2-4차전은 모두 1-2점차 한골 승부에서 운명이 갈렸다.

사실 이는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전적만 보면 우리은행이 압도한 것 같지만, 6경기에서 모두 6점 차 이내로 승부가 갈렸고, 양팀의 평균 점수차가 고작 3.8점에 불과할 만큼 내용 면에서는 아슬아슬한 박빙이었다.

김단비와 나가타 모에, 양팀의 '한일 에이스 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두 선수는 올시즌 각각 정규시즌 MVP와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 수상자이기도 하다.

김단비는 플레이오프에서도 17.75점, 12.5리바운드로 전경기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며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KB의 끈끈한 수비에 고전하며 득점왕을 차지했던 정규시즌(21.1점)보다는 고전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석패했던 2차전과 4차전에서는 김단비의 막판 부진이 패배의 결정적인 빌미로 이어졌다.

2차전에서는 우리은행이 1점차로 리드하던 종료 3초를 남겨놓고 김단비가 뼈아픈 패스미스를 저지르며 공격권을 헌납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버저비터를 허용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4차전에서는 마지막 두 번의 공격 기회를 김단비가 실책과 슛 실패로 연이어 무산시키면서 또다시 고비를 넘지 못했다.

모에는 8.3점, 8.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스탯상으로는 김단비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KB의 공격은 슈터 강이슬과 가드 허예은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모에는 리바운드와 수비 등 궃은 일에 더 집중하는 이타적인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클러치타임'에서의 존재감만 놓고보면 모에는 오히려 김단비보다 더 위협적이다. 모에는 정규시즌에서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여러번 귀중한 득점을 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바 있다. 2차전에서 모에는 1점차로 뒤지던 경기 종료 직전 과감한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어 플로터로 극적인 위닝 버저비터를 성공시켰다.

또한 4차전에서는 KB가 한때 15점차 열세를 지키지 못하고 4쿼터에만 우리은행에 3점슛 6개 포함 7-21로 끌려나가며 역전패의 기운이 짙어지던 상황에서, 다시 모에가 해결사로 나섰다. 모에는 경기 종료 4초를 남기며 골밑 득점에 성공해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팀내에서 가장 많은 19개의 야투를 시도해 겨우 5개만 적중했을 정도로 슛감이 좋지 않았던 모에였지만, 가장 절체절명의 순간에 결정적인 득점을 해내며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반면 모에가 각각 6점과 2점으로 한 자릿수 득점에 묶인 1·3차전에서 KB는 득점력 빈곤을 드러내며 석패했다. KB는 4차전에서 주포 강이슬이 3점슛 5개 포함 17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슛감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게 희망이다.

최종전에서 우리은행은 김단비에 대한 높은 공수 의존도를 어떻게 분산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에 이은 2옵션이 불확실하다는게 약점이다. 4차전처럼 심성영, 스나가와 나츠키, 김예진 등의 적극적인 외곽 공격이 더 살아나야만 한다. KB는 김단비를 잘 막아내고 있지만, 7인 로테이션으로 운영되는 사정상, 우리은행보다 주전들의 체력부담이 더 크다는 게 불안요소다.

예상대로 팽팽한 접전

BNK와 삼성생명은 예상대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순위에서는 BNK가 2위로 2게임차 앞섰지만, 맞대결 전적에서는 삼성생명이 4승 2패로 우위를 점한 바 있다.

BNK는 홈에서 쾌조의 2연승을 달리며 일찍 시리즈를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3차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생명은 3쿼터까지 접전 끝에 46-49로 뒤졌으나, 4쿼터에만 20-1이라는 일방적으로 리드로 승부를 뒤집었다. BNK는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한 쿼터 최소 득점을 새롭게 쓰는 불명예를 안았다.

4차전에서도 삼성생명의 기세가 이어졌다. 배혜윤이 12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조수아가 11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BNK의 주포 김소니아를 일찍 파울트러블에 몰아넣으며 끝내 5반칙 퇴장 시킨 것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도 막판 배해윤의 5반칙 퇴장과 BNK의 막판 추격에 고전했지만 키아나 스미스가 종료 7초전 얻어낸 결정적인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고비를 넘겼다.

이제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4강 PO 역사상 최초의 '2연패 뒤 3연승 업셋'이라는 신화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20-21시즌에는 4위팀이 플레이오프에서 1, 2위팀을 모두 꺾고 우승하는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BNK는 3차전 후반부터 이어지고 있는 야투 슬럼프를 벗어나는 게 시급하다.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66-58-50-48점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득점력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차전에서도 BNK의 야투 성공률은 고작 22%에 불과했다, 3점슛은 21개를 시도해 단 2개를 넣는데 그쳤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이소희(14점) 한 명뿐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는 김소니아와 박혜진이 살아나야한다. 그나마 최종전에서는 5전 전패로 무기력했던 용인을 떠나, 4승 1패로 강했던 안방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게 희망이다.

우리은행과 KB의 5차전은 10일 오후 7시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어 11일같은 시각에는 부산실내체육관에서 BNK와 삼성생명의 최종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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