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대전 이정원 기자] "오랜만에 그 의식을 했는데 안타가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144경기에 나선 레이예스는 202안타 15홈런 111타점 88득점 타율 0.352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KBO리그 역사에 있어 200안타를 넘긴 선수는 2014년 서건창(201안타) 뿐이다. 서건창보다 한 개 더 많은 안타를 치며 KBO 역대 단일시즌 최다안타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롯데와 동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3월 8경기에 나섰는데 6안타 3타점 6득점 타율 0.194에 그쳤다. 홈런은 고사하고 출루도 어려웠다. 4월 첫 경기였던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팀은 승리를 거뒀지만, 레이예스는 5타수 무안타 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3일은 달랐다. 우리가 알던 레이예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4타수 3안타(2루타 2개)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레이예스의 3안타 경기는 시즌 처음이다. 2-2로 팽팽하던 8회 1사 1루서 박상원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때렸다.

경기 후 만난 레이예스는 "3안타를 쳐서 기쁘다. 안타를 친 것도 친 것이지만 팀이 이길 수 있어 더 기분이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솔직히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매 경기가 새로운 경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기술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가 한화전에서 나와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레이예스는 "전력분석팀에서 보내주는 영상을 많이 봤다. 최근에 타격이 안 좋았기 때문에 이전에 치는 모습이나 영상을 보며 조금씩 바꿨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첫 3안타. 지난해 9월 19일 부산 LG 트윈스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 가진 특별한 루틴 덕분에 3안타를 칠 수 있었다는 게 레이예스의 설명.

그는 "(김)원중 선수랑 작년부터 한 의식이 있는데, 오늘(3일) 시즌 처음으로 했다. 원중 선수가 내 배트를 잡고 '안타 2개 친다, 3개 친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기를 넣어준다. 덕분에 3안타를 쳤던 것 같다. 작년에는 자주 했다. 고맙다"라고 웃었다.
레이예스의 부진도 부진이지만, 롯데의 시즌 출발도 좋지 않았다. 1승 5패 1무. 그러나 3연승과 함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면서 5위에 안착했다.

레이예스는 "4번타자에 대한 부담은 가지고 있지 않다. 팀 형들이나 동생들이 옆에서 많이 응원해 준다. 각자 역할 잘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그런 모습을 통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시즌 초반 출발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결국 레이예스는 제 몫을 해줄 선수라 롯데는 걱정하지 않는다. 올 시즌에는 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 두산 베어스 제이크 케이브 등 신입 외국인 타자들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레이예스는 "작년에 내가 했던 방법인데 투수들의 영상을 자주 보고 코치님들한테 많이 질문을 한다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