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비피셜' 충격확인…"맨유 파산 위기였다" 공식인정, 유로파 우승 간절한 진짜 이유

"만약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연말에 파산했을 것이다." (맨유 구단주 짐 랫클리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재정이 진짜 흔들리고 있다. 구단 직원 해고 등은 우연이 아니었다. 랫클리프는 그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뒀다면 파산 위기에 봉착했을 거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알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일(한국시간) "맨유의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유로파리그 무패 행진이 아니라, 대회 우승 실패 시 발생할 1억 파운드(약 1700억 원) 이상의 손실"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히 트로피를 넘어 구단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의미다.
맨유는 목요일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을 위해 빌바오 원정에 나선다. 만약 우승에 실패한다면, 구단은 지난 35년 동안 단 두 번째로 유럽 대항전 출전 없이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는 맨유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저 승점 기록을 세울 예정이다. 사실상 유로파리그 우승만이 다음 시즌 유럽 무대 복귀의 유일한 길이다.
글레이저 가문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구단 재정에 8000만~1억 파운드 가량의 가치를 더한다고 밝혔다. 유로파리그 진출만으로도 약 4000만 파운드 수익이 가능하지만,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다면 재정에 엄청난 타격 준다는 이야기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BBC를 통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면 1억 파운드를 훌쩍 넘길 수 있다"며 관중 수입, 스폰서 보너스, 상금을 합치면 엄청난 금액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UEFA가 최근 대회를 개편하면서 상금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만 해도 최소 7000만 파운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조별리그 전패에도 이 금액은 유지된다.
이웃팀 맨체스터 시티가 이번 시즌 부진 속에도 약 6400만 파운드를 벌어들였고, 아스널은 준결승 진출로 97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현실적인 8강 진출만 해도 UEFA 상금으로 7300만 파운드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
경기당 매치데이 수입 또한 크다. 현재 맨유는 경기당 평균 520만 파운드를 벌어들이며, 티켓 가격 인상에 따라 내년에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챔스 무대에서는 프리미엄 티켓 가격이 적용돼 홈경기당 600만 파운드 수익이 가능하다. 최소 4경기에서 최대 8경기까지, 최대 4,800만 파운드 매치데이 수입이 걸려 있다.
또 아디다스와 계약서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 시 1000만 파운드를 감소한다"는 조항이 있다. 퀄컴, DXC, 테조스 등 주요 스폰서 계약에서도 추가적인 인센티브 손실이 예상된다. 상업 부문에서도 수천만 파운드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BBC는 맨유의 재정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진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약 10억 파운드(약 1조 7천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 중 3억 3100만 파운드는 아직 지급되지 않은 이적료로 남아 있다.
실제 짐 랫클리프는 지난 3월 BBC 인터뷰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올해 말까지 구단이 파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최고위층이 '파산 위기'를 공식 인정한 것인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근 5년간 누적 손실이 3억 7000만 파운드를 넘었으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직원 250명을 정리해고했다. 올해 초에는 추가로 200명 추가 해고 계획도 발표했다.
게다가 구단은 약 2억 파운드 규모의 새 경기장 건설 계획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오마르 베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단장이 "유럽 무대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여름 이적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정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 역시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가 모든 것을 바꾼다. 진출하지 못하면 예산이 줄어들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향후 미래, 명성 회복을 넘어 '재정 안정'에도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