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결국 올여름 파리와 작별할 가능성이 커졌다.

3일(한국시간) 프랑스 유력 매체 '레키프'에 따르면 PSG이 이번 여름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팀은 '적절한 제안'이 들어올 경우에만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시즌 종료 후 이적 여부를 두고 구체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강인의 이적설은 최근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시즌 PSG에서 제한적인 출전 기회만을 받으며 입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주요 배경이다. 실제로 이강인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43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선발 출전은 단 23경기에 불과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52.6분으로, 완주 경기는 드물었다.

특히 이강인은 PSG가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PSG는 프랑스 최고의 팀이지만 아직 챔피언스리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때문에 4강까지 올라간 이번 대회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강인은 최근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 결장했고, 마지막 출전도 단 19분간 교체로 뛰는 데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꽤 기회를 받았다. 상황은 달랐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게 다양한 역할을 맡기며 중용했다. 제로톱(가짜 9번)부터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까지 폭넓게 기용하며 활용도를 높이려 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기대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고, 결국 입지는 점차 줄어들었다.

하짐만 겨울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하면서 이강인 입지가 더 좁아졌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기 들어 우스만 뎀벨레, 크바라츠헬리아를 공격 라인에 고정시키고, 남은 한 자리를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데지레 두에에게 번갈아 맡겼다. 이강인의 이름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중원으로 포지션을 옮길 여지도 없었다. 비티냐,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가 탄탄히 중원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강인의 이적설은 끊임없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이강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복수 구단들과 연결되고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애스턴 빌라 등이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이강인의 에이전트가 EPL 구단들과 접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적설은 급물살을 탔다.
 

PSG가 이강인을 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구체화되면서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강인이 새 팀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강인은 2018년 발렌시아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후, 오랜 시간 벤치와 임대 생활을 반복했다. 결국 2021년, 출전 기회를 찾아 스페인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마요르카에서 그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화려한 드리블, 정교한 패스, 창의적인 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이강인의 존재감은 빛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극적으로 합류한 그는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교체 투입 직후 정확한 왼발 킥으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어시스트하며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이강인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2023년 여름, PSG에 영입 제안을 받았고 세계적인 명문 클럽에 입단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세계 최고의 클럽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강인은 자신의 입지를 완전히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 가능성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결국 이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볼을 다루는 기술, 정확한 킥, 창의적인 패스 능력은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무기다. 다만, 체력과 수비 가담 등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따라서 새로운 팀에서는 이강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강인의 다음 행선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가 그의 스타일과 맞물릴지 주목된다. 속도와 피지컬을 중시하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이강인이 어떤 식으로 적응할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뉴캐슬, 맨유, 아스널 등 다양한 스타일의 팀들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각각의 팀이 제안하는 포지션과 역할, 그리고 프로젝트의 방향성도 이강인의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강인은 시즌 막바지까지 PSG 소속으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시즌 종료 후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강인의 거취는 여름 이적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골든보이' 이강인이 과연 새로운 둥지에서 다시 한 번 화려한 부활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