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한국 마이너리그 2할 타자 전멸, 죄다 1할대...'폭싹 망했수다'

(캔자스시티 마이너리그 한국인 포수 엄형찬)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이 정도면 폭싹 망한 수준이다. 빅리그 경험 없이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야수들이 죄다 빌빌거리고 있다. 타율 2할대 타자가 단 1명도 없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수년간 '추신수-최지만-박효준-배지환'처럼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야수가 나오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수를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던 엄형찬은 26일(한국시간) 기준 캔자스시티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타율 0.172, 4타점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고작 0.466으로 부진하다. 게다가 지난달 19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엄형찬은 지난 2023년 켄자스시티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프로 첫 해 루키리그에서 타율 0.220, 1홈런 5타점 OPS 0.625에 그쳤다. 이에 엄형찬은 그해 겨울 호주리그로 건너가 담금질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루키와 싱글 A 두 곳에서 뛰며 타율 0.244, 8홈런 38타점 OPS 0.738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프로 3년차인 올해 또 다시 부진과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성장세가 중단된 상태다.(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한국인 내야수 최병용)
샌디에이고 내야수 최병용도 부진하다. 그도 올 시즌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출발했지만 26일 기준 타율 0.188, 9타점 3도루로 부진하다. OPS도 0.601로 좋지 않다.
최병용도 지난 2023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그도 엄형찬처럼 첫 해에 부진했지만 지난해에는 루키와 싱글 A 두 리그를 거치며 타율 0.242, 5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성장세가 2년을 못 이어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내년 시즌을 보장받기 힘들다. 그는 엄형찬(21세)에 비해 나이가 23세로 많기 때문이다.
이들보다 1년 먼저 태평양을 건넜던 조원빈의 성적도 언급하기 창피한 수준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뛰고 있는 그는 26일 현재 타율 0.182, 1홈런 17타점에 그치고 있다. OPS는 고작 0.530에 그치고 있다.(조원빈 | 사진=피오리아 치프스 구단 홍보팀 제공)
외야수인 조원빈은 타석에서 '파워'가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미국에 건너간 지난 4년 동안 7홈런이 한 시즌 커리어 하이일 정도로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26일 기준 겨우 1홈런에 그치고 있다. 그의 나이(22세)를 고려하면 올해 또는 내년이 구단에서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한국프로야구(KBO) 홈런왕 심정수의 아들로 관심을 모은 케빈심의 성적은 더 엉망이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케빈심은 지난 2023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한 케이스다.
올 시즌 그는 루키리그에서 출발한 뒤 싱글 A 하이로 올라갔지만 성적은 26일 기준 타율 0.087에 그치고 있다. 홈런과 타점은 단 1개도 없다. OPS는 겨우 0.352에 머물고 있다.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올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성적이다.(과거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 시절의 최지만)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의 하재훈. 현재는 한국프로야구 SSG에서 뛰고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과거 추신수는 미국진출 5년 차에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 A에서 뛰었다. 배지환은 이보다 빠른 4시즌 만에 트리플 A에 도달했다. 최지만은 역대 한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단 3시즌 만에 트리플 A무대에 올랐고,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내야수 이학주도 미국진출 3년 차에 더블 A에서 뛰었고, 5년 차에는 트리플 A 무대를 밟았다. 한국프로야구 SSG 외야수로 변신한 외야수 하재훈도 과거 마이너리그 3년 차에 더블 A를 그리고 4년 차에 트리플 A까지 올랐다.
미국에 진출한지 3시즌이 넘었지만 아직 마이너리그 싱글 A도 못 벗어 나고 있는 '엄형찬-최병용-조원빈'의 미래는 선배들의 사례와 비교할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확율이 더 높아 보인다.
사진=©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