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팀메이트' 前 사이 영 위너의 부활 선언! 'ERA 1.38+45K' 완벽투, 데뷔 11년 만의 '이달의 투수' 석권

[SPORTALKOREA] 한휘 기자= 2021년 아메리칸 리그(AL) 사이 영 상을 받았던 좌완 투수 로비 레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데뷔 첫 '이달의 투수'로 선정되며 부활을 알렸다.
레이는 4일(이하 한국시각) MLB 사무국이 발표한 5월 월간 상 수상자 명단에서 내셔널 리그(NL) 이달의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레이는 지난 한 달간 NL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6경기 39이닝을 던지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1.38의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다승과 탈삼진(45개), 소화 이닝에서 NL 1위를 마크했고, 평균자책점도 4위로 선전했다.
특히 기복이 적었다. 레이는 5월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6경기에서 전부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4월 등판 기록까지 합치면 어느새 7경기 연속으로 QS 행진이다. 7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를 챙긴 경기도 5월에만 세 차례 있었다.
5월의 호투에 힘입어 레이는 3일 기준 12경기 70⅓이닝 7승 1패 평균자책점 2.43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로건 웹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좌우 원투 펀치를 맡으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권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때 리그 정상급 투수로 군림하다가 몰락한 레이는 이번 이달의 투수 수상을 통해 본격적으로 부활을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는 201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MLB 무대에 데뷔했다. 첫 시즌에는 9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시즌 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된 뒤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9시즌까지 5년 동안 140경기 762이닝 46승 42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축 시즌으로 열린 2020시즌 7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7.84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결국 쫓겨나듯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후로도 특출난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2021시즌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너클커브의 비중을 줄이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구위에 집중하는 전략이 통했다. 리그 최다인 32경기 193⅓이닝을 던지며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48개) 두 부문에서 AL 정상에 서며 토론토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사이 영 상까지 받으며 새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에 시애틀 매리너스가 2022시즌을 앞두고 5년 1억 1,500만 달러(약 1,586억 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시련은 여기서 시작됐다. 계약 첫 해 32경기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71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포스트시즌 디비전 시리즈 첫 경기에서 요르단 알바레스에게 맞은 끝내기 홈런 탓에 '가을 역적' 소리도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2023시즌에는 단 1경기만 뛰고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결국 시즌 후 시애틀은 트레이드로 레이를 샌프란시스코로 보냈다.
레이는 2024시즌 복귀했으나 잔부상에 시달리며 7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4.70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이대로 '먹튀'라는 오명 속에 사라지는 듯했는데, 올 시즌 들어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레이의 이달의 투수 선정은 데뷔 11년 만의 첫 수상이다.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 '사이 영 위너'의 부활을 당당히 알릴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