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한화 폭풍 6연승, 단독 1위 등극에 '미스터 제로' 있었다 "만약 투수 전향 안 했더라면…"
맛돌이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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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12:37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6연승과 단독 1위 등극에는 ‘불펜 에이스’ 우완 투수 주현상(32)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14경기 연속, 올해는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29일 경기에선 2-2 동점으로 맞선 8회 1사 1,2루에 나와 연이어 초구 승부로 이닝을 끝냈다. 강백호를 2루 땅볼,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공 2개로 위기 상황을 넘겼다. 9회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 잡은 뒤 김상수를 몸쪽 낮게 꽉 차는 143km 직구로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한화는 9회말 임종찬의 끝내기 2루타로 3-2 승리를 거뒀고, 주현상은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투구수가 10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적인 피칭이었고, 30일 경기도 불펜 대기했다. 6-3으로 쫓긴 6회 1사 1,2루 위기에 다시 호출된 주현상은 장성우를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스트라이크 3개 모두 파울이나 헛스윙이 아닌 좌우 보더라인에 살짝살짝 걸친 루킹 스트라이크. 장성우에게 던진 5구째 143km 직구가 면도날 제구로 몸쪽 낮게 무릎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어 김상수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 아웃시키며 6회를 정리한 주현상은 7회 배정대와 천성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 유도한 뒤 계속된 1사 1,3루에서 박병호에게 3루 땅볼을 이끌어내며 5-4-3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이번에도 체인지업을 낮게 떨어뜨려 땅볼을 유도하면서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주현상이 1⅔이닝을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한화는 8-5로 승리,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질주하며 이날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한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개막 7경기 이후 기준으로 한화가 단독 1위가 된 것은 2007년 6월2일(45경기 24승20패1무 승률 .545) 이후 무려 6146일(16년10개월6일) 만이다. 햇수로는 17년이 걸린 일이다.
그 중심에 주현상이 있었다. 이날 경기 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승장 코멘트로 주현상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중요한 시점에 등판해 위기를 넘기고, 다음 이닝까지 막아주면서 승리에 큰 힘을 보태줬다. 연일 호투하며 팀 승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심에 주현상이 있었다. 이날 경기 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승장 코멘트로 주현상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중요한 시점에 등판해 위기를 넘기고, 다음 이닝까지 막아주면서 승리에 큰 힘을 보태줬다. 연일 호투하며 팀 승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현상은 “중요한 상황에 계속 올라가는 투수가 된 만큼 마음의 준비를 잘하고 있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 팀이 연승 중이고, 흐름을 상대 팀에 넘겨주지 않고 우리 팀으로 가져온 것이 기뻐 나도 모르게 포효가 나왔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이날 주현상은 트랙맨 기준 최고 147km, 평균 146km 빠른 직구에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10개씩 투피치로 던졌다. 지난해까지 제2구종이 슬라이더였던 그는 “요즘 체인지업이 살아난 것 같다. 원래는 좌타자한테 많이 던졌는데 지금은 우타자한테도 많이 던지고 있다”며 “팔을 조금 더 앞으로 내서 던지다 보니 체인지업 무브먼트가 많이 생겼다. 직구가 뒷받침되니 체인지업이 타자들한테 잘 먹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주고-동아대 출신으로 지난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때 주현상은 투수가 아니었다. 내야수로 들어와 2015년 입단 첫 해 1군에서 103경기를 뛰었다. 빼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아 1군 선수로 뛰었지만 이듬해부터 저조한 타격 때문에 2군에 오래 머물렀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19년 8월 팀에 돌아왔을 때는 노시환의 입단으로 자리가 애매했다. 그의 강한 어깨를 눈여겨봤던 당시 정민태 투수코치의 권유로 포지션 전향을 결심, 방망이를 내려놓고 마운드에 섰다.
2021년부터 투수로 1군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는 3년차였던 지난해 55경기(59⅔이닝) 2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 1.96 탈삼진 45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시즌 초반 두 차례의 2군행이었지만 릴리스 포인트 조정을 거쳐 6월 1군 복귀 후 필승조로 거듭났다. 지난해 9월27일 대전 삼성전부터 최근 14경기 1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5경기 6⅓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미스터 제로’ 행진을 펼치고 있다.
주현상은 “투수 전향을 안 했다면 지금 야구를 안 하고 있었을 것이다”며 “투수 전향을 할 때부터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빠른 결단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나 싶다”면서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공 던지는 것은 항상 자신 있었다. 공 던지는 것을 워낙 좋아했고, 투수를 하는 것이 편했다”고 돌아봤다.
주현상은 시범경기 때 박상원과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6세이브를 거둔 박상원이 구위를 높이 평가받아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지금 기세라면 주현상도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그는 “욕심을 낸다고 해서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원이도 공이 워낙 좋기 때문에 내가 앞에서 잘 던져주면 더 깔끔하게 던질 수 있을 것이다”며 “내가 열심히 던져야 팀이 많이 이길 수 있다. (보직에는)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임무에 최대한 성실하게 노력할 것이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