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FA 시장에는 없지만, 향방 신호수 된 김연경

[카토커] FA 시장에는 없지만, 향방 신호수 된 김연경

촐싹녀 0 111

 


 우승을 노렸지만 김연경(흥국생명)은 결국 연속 준우승컵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은퇴와 연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재 김연경은 자유신분선수(FA) 자격은 아니지만 흥국생명 FA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남녀부 각 FA명단을 공개했다. 여자부에서는 총 18명, 남자부에서는 17명의 선수가 공시됐다. 여자부는 A그룹이 과반수인 13명을 넘어가는데 비해 남자부는 5명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이번 여자부 FA풀은 미지근한 편이다. 지난 22-23시즌 종료 후 FA 명단을 뜯어보면 김연경(흥국생명), 박정아(당시 한국도로공사, 현 페퍼저축은행), 염혜선(정관장), 오지영, 한송이(정관장), 황연주(현대건설), 배유나(한국도로공사), 김수지(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 등 굵직한 베테랑 선수들이 시장에 대거로 쏟아져나왔다. 

20명 중 15명이 A그룹에 속했다. 집토끼를 잡으나, 남의 토끼를 잡으나 이적 그 자체가 이슈가 되는 네임드 선수들이 명단에 포진했다.  


 


흥국생명에서만 18년을 몸 담았던 김연경은 당시 첫 FA자격을 획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흥국생명에 2005-06시즌에 데뷔해 2009년에 일본 JT마블러스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중국 리그 등에 진출하며 국내 공백이 길었기 때문이다.

당시 첫 FA 자격을 얻은, 심지어 얻기도 전인 그에게 대부분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김연경은 고민 끝에 옛 스승 아본단자 감독, 친구 김수지 등을 영입하며 적극 어필한 흥국생명에 남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통합우승 실패에 이어 올 시즌도 차가운 준우승 트로피만이 남았다. 어쨌거나 배구는 팀 스포츠, 전략전술이 필요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23-24시즌 종료 후 발표된 FA 명단에는 당연하겠지만 김연경의 이름이 없다. 김연경은 FA로 풀린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앞길에는 선택이 딱 두 개만 남아있다. 은퇴, 아니면 흥국생명과의 윈나우 동행 연장이다. 

김연경은 1년 단기 계약을 맺은 흥국생명에서 FA 조건을 한번 더 채워야 두 번째 FA자격을 얻을 수 있다.

KOVO 규정에 의하면 여자부는 고졸 출신 선수의 경우 첫 FA자격은 한 팀에서 6년간 뛰면 주어지며, 두 번째부터는 3년이 지날 때마다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팀에는 갈 수 없으며 선수 연장은 오로지 흥국생명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목적을 실패한 김연경의 거취에 가장 많은 시선이 몰려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결정에 따라 흥국생명의 FA 전쟁, 향후 몇 년 운명이 좌지우지된다.  


 


만일 김연경이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연장을 선택할 경우에는 흥국생명 역시 공수 전역 보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김연경 한 명으로는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웠다. 그간 웜업존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부족하거나 정체된 백업선수들을 어느정도 정리해야 전력 보강을 이룰 수 있다. 

만일 김연경이 은퇴를 택한다면 그의 공격 공백을 메울만한 23-24시즌 풀린 아웃사이드 히터 최대어는 강소휘 정도가 있다. 그러나 강소휘는 현재 타 구단에서도 각별히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GS칼텍스에 잔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 공격수가 귀하기에 영입 전쟁에서 이기려면 흥국생명으로서는 적지 않은 출혈이 예상된다.  


 


23-24시즌의 여자부 FA명단은 정직하게 '최대어'라고 불릴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 아시아쿼터제로 인해 주전에서 밀려나 백업으로 자리를 메웠거나, 원포인트 서버로 출격했던 선수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이루고 있다.

김연경이 없던 21-22시즌, 흥국생명은 신생 페퍼저축은행과 하위권 싸움을 벌였다. 용병과 아시아쿼터제의 큰 행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좌절스러운 성적으로 한동안 돌아갈 것을 각오해야 한다.

"가능만 하다면 김연경과 몇 년이라도 더 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한 흥국생명은 그와의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설득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김연경의 최측근 역시 "현역 연장에 무게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전하며 김연경의 활약을 한 시즌이라도 더 보고 싶은 팬들의 설레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편, 23-24시즌 V-리그는 8일 오후 시상식으로 올 시즌의 모든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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