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非 1라운더 신인왕, 19년 만에 탄생 "후배 한태준 자극됐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 선수상을 거머쥔 이재현(삼성화재)이 다음 목표를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8일 서울시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재현은 기자단 투표 31표(기권 1표 포함) 중 27표를 획득, 윤서진(KB손해보험), 이윤수(삼성화재), 박태성(OK금융그룹·이상 1표)을 제치고 남자부 신인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재현은 23-2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남자부에서 1라운더가 아닌 선수가 신인 선수상을 받은 건 V리그가 출범한 2005시즌 하현용(3라운드 1순위 LG화재 지명) 이후 19년 만이다.
삼성화재 소속으로는 19-20시즌 정성규, 22-23 김준우에 이어 3번째 신인 선수상 수상자다. 세터 포지션에 한정하면 17-18시즌 이호건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다.
올 시즌 이재현은 31경기(94세트)에 출전해 세트당 2.926개의 세트를 성공시켰다. 주전 세터 노재욱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백업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재현은 "신인 선수상을 받은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뽑히지 못했던 만큼 이를 악물고 첫 시즌에 임했다. 이재현은 "1라운드에 뽑히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2라운드에 뽑혀서 아쉬운 건 사실이었다"면서 "하지만 내 능력을 보여준다면 라운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그 정상급 세터로 성장한 수성고 후배 한태준(우리카드)도 큰 자극이 됐다. 올 시즌 세트 부문 2위(세트당 11.60개)에 올라 베스트7 세터 부문을 수상했다. 이재현은 "(한)태준이는 고등학교 후배다. 태준이가 받은 것처럼 나도 열심히 해서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1월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4라운드 홈 경기다. 이재현은 "홈에서 처음 선발로 나서 우리카드와 풀 세트 접전 끝 이겼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이후 점차 출전 기회를 잡은 이재현은 결국 신인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다음 시즌은 경기 출전 수를 더 늘리고, 언젠가는 꼭 베스트7에 선정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준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에게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재현은 "항상 훈련할 때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셨다"면서 "선배들이 있어도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신인 선수상 상금 200만 원의 용도에 대해 "우리 팀과 아버지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