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DB산성 허문 ‘팔색조 라인업’…5위 KCC, 새 역사 도전
부산 KCC가 봄 농구에서 무패 행진을 벌이며 ‘슈퍼팀’의 본색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플레이오프(PO)만 90경기를 치른 베테랑 전창진 감독은 맞춤형 ‘팔색조 라인업’을 가동해 승리를 쟁취하고 있다. KCC는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5위의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KCC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주 DB와의 4강 PO(5전 3승제) 2차전에서 시리즈 연승에 도전한다. KCC는 지난 15일 1차전에서 95대 83으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4강 PO 1차전 승리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78.8%(52회 중 41회)다. 5위가 챔프전에 오르는 KBL 최초의 역사를 쓸 가능성도 높아졌다.
비시즌 새 연고지 부산에 정착한 KCC의 정규시즌은 다사다난했다. 허웅,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 라건아 등이 포진한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꾸렸으나 부상과 조직력 난조로 5위에 그쳤다. ‘우승 후보’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KCC는 비장한 각오로 PO에 나섰다. 전 감독은 “초라하게 5위를 해서 창피하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이타적 플레이와 근성 있는 수비를 강조했다. 다행히도 개성 강한 KCC의 스타들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진지함으로 똘똘 뭉쳤다. 6강 PO에서 서울 SK를 3연승으로 꺾었다.
기적을 노리는 전 감독은 4강 PO에서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단기전임에도 베스트5만 고집하지 않고 선수 교체를 적극 활용했다. 주전의 체력을 안배하고, 상대팀 특성을 고려해 선수들의 역할이나 매치업에 변화를 줬다.
6강 PO 때 득점에 주력했던 허웅은 4강에 접어들자 적극적인 돌파와 킥아웃 패스로 동료들의 기회를 살폈다. 덕분에 전천후 장신 포워드인 최준용(15점)과 송교창(22점)이 득점과 수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최준용은 페인트존 안팎에서 쉴 새 없이 도움 수비를 펼쳤고, 송교창은 스피드를 앞세워 DB 주장 강상재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