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화려하고 꾸준했지만… 유소연 "불안함도 컸다… 경쟁 즐기지 못했다"
여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이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 출전을 앞두고 은퇴 심경을 밝혔다.
유소연은 19일(한국시각) 개막하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끝으로 유소연은 꾸준하고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친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기자회견이 참석한 유소연은 "셰브론 챔피언십은 내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대회다. 좋은 기억으로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유소연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개인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유소연은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다.
지난 2011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2012년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그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7년엔 LPG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신지애, 박인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세계랭킹 1위에 올라 도합 19주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20년엔 한국여자오픈에서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5개국(한국·미국·일본·중국·캐나다) 내셔널 타이틀을 따냈다. 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6승을 올리는 등 프로 무대에서 18승을 기록했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유소연은 "은퇴를 결심한 첫 번째 이유는 장거리 이동에 지쳤다"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커피를 마시러 갈 때다. 매주 이동하고 호텔 생활을 하면서 이 행복을 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소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한국에 9개월 동안 머물 때 삶의 안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적은 좋았지만 항상 불안함 속에 선수 생활을 해왔다고 털어놨다. 유소연은 "나는 경쟁을 즐기지 못했다. 어떤 선수들은 경쟁을 자연스럽게 즐겼지만 나는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지쳤다"면서 "경쟁을 즐겼다면 LPGA 투어에서 6승 이상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불안함이 더욱 컸다. 세계 1위가 되고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즐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골프를 "고마운 존재"라고 했다. 유소연은 "골프를 통해 인내심을 배웠고 동료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면서 "코스 디자인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이외에도 내 인생의 전부인 골프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