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에 입단하게 된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전력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는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마무리됐다.
 
대한항공 품에 안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등 터줏대감의 이동이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혼돈의 폭풍 속에서 기억해야 할 이름이 있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뉴 페이스’로 가장 먼저 지명된 한국전력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다.
 
쿠바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인 그는 트라이아웃 1일 차부터 모든 관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m1㎝의 준수한 신체 조건에 탄력 있는 점프를 더한 높은 타점, 파워풀한 스윙을 바탕으로 공격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점을 극대화할 아포짓 스파이커도 소화할 수 있으며 2000년생이라는 젊음까지 갖췄다. 
 
결과로 드러났다. 4번째로 선수 지명에 나선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망설임 없이 루이스를 호명했다. 그의 앞에는 요스바니(대한항공), 레오(현대캐피탈) 그리고 KB손해보험과 재계약한 안드레스 비예나만 자리했다. 그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이었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왼쪽)이 신규 외인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전력 김철수 단장(오른쪽)이 신규 외인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와 계약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권 감독은 “새로운 선수 중에서는 1번이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흡족해했다. 한국전력 김철수 단장도 “높은 순번 받으면 무조건 루이스로 간다. 보여주는 능력치가 아예 다르다. 거를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계약서에 사인한 루이스는 “트라이아웃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기엔 짧은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이름이 불리는 순간, 감사하기도 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웃었다.
 
중남미 출신으로 나이도 어리지만 V-리그에 녹아들 남다른 인성을 갖췄다. 본인이 직접 “한국은 예의와 질서를 중시한다고 들었다. 나도 그 가치들을 높게 산다”고 어필할 정도다. 권 감독도 “루이스가 ‘한국에 여자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라고 묻더라. 남다른 외인 선수라 느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만큼 한국 적응에 진심이다. 루이스는 “다른 나라에 갈 때는 보통 그 나라의 시스템, 문화를 모르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존중을 가져야 한다. 모르는 점들은 정중하게 물어봐가며 배워야 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런 외인 선수는 처음 봤다. 너무 잘 뽑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실력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제2의 쿠바 특급’ 타이틀을 위해 대선배들인 레오, 요스바니 등과도 합을 겨뤄야 한다. “앞으로 상대하게 될 모든 외인 선수들에게 ‘리스펙’을 가지고 있다”는 루이스는 “다만 코트 안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다르다. 마주하는 상대를 무조건 다 이기겠다는 생각뿐이다. 최선을 다해 내 모든 걸 보여주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