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인천 '물병 투척' 속사정... '도발 세리머니' 백종범, 부모님 욕까지 들으며 뛰었다
백종범(오른쪽). /사진=OSEN 제공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을 향해 도발 세리머니를 펼친 FC서울 골키퍼 백종범(23). 그 이유가 있었다.
지난 11일 인천 축구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경기는 2-1로 끝났지만, 결과보다는 경기가 끝난 뒤 일어난 사건이 더 주목받았다.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를 향해 물병을 투척했기 때문이다. 인천 팬들이 폭발한 이유는 백종범의 승리 세리머니 때문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인천 서포터스 앞에 있던 백종범은 두 팔을 벌려 포효하고, 어퍼컷을 날리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에 수많은 인천 팬들이 물병을 던진 것이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실제로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이 급소를 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기성용은 꽤 오랫동안 쓰러져 있었다. 다행히 일어나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골키퍼 이범수 등 인천 선수들이 서포터스 앞으로 다가가 '물병을 던지지 말라'는 제스처를 보낸 뒤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백종범도 승리 세리머니를 펼친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백종범은 "인천 팬들이 손가락으로 욕을 하고 제 부모님 욕까지 했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하지만 백종범은 "(승리 세리머니는) 선수로서 한 명 안 되는 행동이었다. 인천 서포터스 쪽을 보고 포효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상대 팀이지만, 인천 베테랑 골키퍼 이범수의 조언도 힘이 됐다. 백종범은 "이범수 형이 이런 상황은 골키퍼에게 숙명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저도 처음에는 흥분해서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다. 죄송하다. 김동민 선수(인천)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분위기가 과열됐다. 퇴장 1명, 경고는 6장이나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인천 핵심 제르소가 서울 수비수 최준과 볼 없는 상황에서 신경전을 벌였고, 흥분한 탓인지 최준을 가격해 다이렉트 퇴장을 받았다. 후반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서울 박성훈이 인천 문지환을 밀면서 두 선수가 신경전을 벌였다. 양 팀 선수들이 이 둘을 말린 뒤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인천 서포터스의 물병 투척 사건까지 발생했다.
그라운드를 향해 물병을 던진 인천유나이티드 팬들. /사진=이원희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인천 서포터스가 물병을 던진 사건과 관련해 "오는 월요일(13일) 경기 감독관 등이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일의 경우 상벌위원회를 거친 뒤 징계 여부가 결정되는데, 조심스럽지만 인천 구단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K리그 규정을 살펴보면, 관중의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할 경우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응원석과 원정 응원석 폐쇄 징계가 주어질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상벌위 결과에 따라서 규정보다 더 과하게 징계가 부과될 수 있고, 약하게 내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