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게티이미지, 소파스코어

손흥민은 왼쪽 윙어가 맞다.

토트넘 훗스퍼는 11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에서 번리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19승 6무 11패(승점 63점)를 기록하며 4위 애스턴 빌라를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토트넘은 이른 시간부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4분 번리는 우측면을 허물고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페널티 박스 중앙에 있던 비티뉴가 헤더로 연결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토트넘은 반격했다. 전반 21분 상대 골키퍼의 킥 미스를 끊어냈고,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의 왼발 슈팅은 힘이 실리지 못했고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몰아치던 토트넘은 일격을 맞았다. 전반 25분 역습 상황이 펼쳐졌다. 베르거가 볼을 몰고 토트넘 수비를 몇 명이나 제치면서 전진했다. 좌측면에서 무리하게 전진해있던 올리버 스킵이 돌아오는 것이 늦었고, 라르센에게 공간이 났다. 베르거의 패스를 받은 라르센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번리가 1-0으로 앞서갔다.



토트넘은 빠르게 만회에 성공했다. 전반 32분 우측면에서 볼을 뺏은 페드로 포로가 그대로 내달렸다. 페널티 박스 안쪽에 진입하자마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상단에 꽂아 넣었다. 토트넘은 전반전을 1-1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됐다. 토트넘은 공세를 몰아쳤다. 후반 13분 제임스 매디슨이 왼쪽에서 돌파했다. 페널티 박스 중앙에 손흥민을 비롯한 동료들이 있었지만, 매디슨은 속임 동작으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냈다. 슈팅이 선방에 가로막히며 무위에 그쳤다.

토트넘이 땅을 쳤다. 후반 32분 손흥민이 신들린 드리블로 좌측면에서부터 내려왔다. 골대 앞까지 온 손흥민은 반대편에 있던 브레넌 존슨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그러나 존슨은 놓쳤다. 1-1의 균형이 유지됐다.



해결사가 나타났다. 중앙에서 매디슨의 패스를 받고 돌파한 미키 판 더 펜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소용없었다. 2-1로 앞선 토트넘은 리드를 잘 지켜내고 승점 3점을 따냈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선발로 나섰다. 그동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야 한다, 왼쪽 윙어로 나서야 한다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이번에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전반전에는 다소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중앙에서 볼을 잡고 여러 번의 슈팅을 때렸으나 모두 수비수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전에 들어서고 대인 스칼렛이 데얀 쿨루셉스키와 교체되어 들어오면서 손흥민은 왼쪽 윙어로 옮겨갔다. 역시 손흥민은 왼쪽 윙어였다. 손흥민만의 장점이 살아났다. 스프린트를 이용해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물었고, 드리블로 돌파한 후 동료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특히 후반 중반 좌측면을 돌파한 후 존슨에게 내준 크로스는 대단히 위협적이었다.

수치로도 잘 드러났다. 손흥민은 후반에 되살아나고 동료와의 연계에 충실했다. 키패스 5회를 기록해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었다. 직접 슈팅을 때려 공격 포인트도 노렸으나 아쉽게 무위에 그쳤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6점을 부여했다.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지만, 손흥민의 왼쪽 윙어로의 활약상은 인정했다. 매체는 "좋은 플레이로 동료들에게 몇 번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라고 전했다.



역시 왼쪽 윙어가 잘 어울리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초반 해리 케인이 이적함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로 줄곧 나섰다. 초반에는 득점력을 뽐냈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아스널전과 리버풀전서 골을 넣었지만, 시즌 초반의 위용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사용법'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뒤따랐다. 스프린트 능력과 돌파 능력, 동료와의 연계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을 굳이 장점을 죽여가며 최전방 공격수로 써야하는가 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지난 리버풀전에 이어 이번 번리전서도 왼쪽 윙어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토트넘은 번리전 승리로 리그 4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