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더 이상 불운은 없다’ 두산 선발 자존심 곽빈, 미러클 8연승 중심으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에서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 곽빈(25)이 팀의 8연승에 앞장섰다.
곽빈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잡고 8연승을 질주한 두산은 24승19패(승률 0.558)를 마크하며 5위로 올라섰다.
곽빈은 강력한 구위로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가장 위력적이었던 직구(29개)는 최고 시속 156㎞를 찍었다. 이보다 약 30㎞가 느린 커브(22개)를 섞어 던져 효과를 극대화했다. 곽빈에게 타이밍을 빼앗긴 KT 타자들은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여기에 예리하게 꺾인 슬라이더(30개)와 체인지업(16개)은 범타를 유도하기에 용이했다.
투구 내용도 안정적이었다. 곽빈은 4회초까지 단 한 차례도 득점권을 허용하지 않았다. 7-0으로 앞선 5회초 2사 후 신본기~김병준~오윤석에게 연속출루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후속 강백호를 뜬공 처리한 뒤 안정적 투구를 되찾았다. 6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문상철~장성우로 이어지는 KT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로 요리하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곽빈은 2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부터 4연속경기 QS를 작성했다. 이 기간 선발 3연승을 달리며 그동안의 불운과도 완전히 작별했다. 개막 후 5경기에선 득점지원이 팀 내 최저이자 리그에서도 최소 3위인 1.20점에 그쳤다. 이 때문에 호투에도 승리 없이 4패만을 떠안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곽빈이 개인 3연승을 챙기는 동안 두산 타선이 지원한 점수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19점에 달한다.
경기 초반부터 두산 타자들이 곽빈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2루선 강승호가 결승타인 2타점 2루타로 지원에 나섰다. 후속타자 양의지도 계속된 무사 2루서 1타점을 보태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말에는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와 전민재가 2점포를 한 방씩 날려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두산은 곽빈을 앞세워 지난해의 돌풍을 재현했다. 두산의 8연승은 지난해 7월(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이번 8연승 기간 중 선발승을 거둔 투수는 곽빈과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 2명뿐이다. 곽빈은 홀로 2승을 책임지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