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국민타자 극찬 '아기곰 파이어볼러'의 KKKK…두산 패배 속 홀로 빛났다
두산 베어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최준호의 프로 데뷔 첫승은 운이 좋아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묵직한 직구와 싸움닭 기질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4차전에서 1-5로 졌다. 2연패에 빠지면서 4위에서 6위로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두산의 이날 패인은 타선 침묵이었다. 롯데 선발투수 애런 윌커슨의 구위에 눌려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2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 김기연, 전민재가 차례로 범타로 물러나며 득점이 무산된 뒤 8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였다.
두산에게 위안이 된 건 선발투수 최준호의 호투였다. 최준호는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최준호는 최고구속 148km, 평균구속 146km를 찍은 직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게임을 풀어갔다. 여기에 스플리터까지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두산 베어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최준호.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4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최준호의 묵직한 직구는 롯데 타자들을 윽박지르기에 충분했다. 6회초 1사 후 빅터 레이예스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하나가 유일한 옥에 티였다.
최준호는 앞서 지난 12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 쾌투로 프로 데뷔 첫승을 수확한 퍼포먼스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두산은 비록 이날 패배하기는 했지만 최준호가 6회까지 책임져 주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부분은 수확이었다. 지난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홍건희, 이병헌, 김택연 등 불펜 필승조들이 많은 이닝을 던져 17일 게임 등판이 불가능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 때문에 "오늘 게임은 최준호가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준호의 피칭 내용에 따라 게임 운영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상황이었다.
최준호는 사령탑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호투에도 승리 대신 패전의 멍에를 쓴 건 팀과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크지만 최준호는 발전 가능성을 또 한 번 보여줬다.
두산 베어스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최준호.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4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이승엽 감독은 최준호가 빠른 직구를 던지는 데다 기본 이상의 컨트롤까지 갖췄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군 경험이 전혀 없던 어린 유망주에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긴 이유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이승엽 감독은 "최준호는 제구력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한화 이글스전(4월 28일)에서 조금 컨트롤이 흔들리기는 했었는데 이후에는 굉장히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다"며 "투수는 스피드보다 제구력이 우선이다. 최준호는 적극적으로 승부하면서 구위까지 뒷받침되기 때문에 지난주 KT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두산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현재 팔꿈치 통증 속에 재활 중이다. 1선발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지만 최준호의 발견은 큰 수확이다.
두산은 곽빈이라는 토종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최준호의 성장으로 더욱 탄탄한 국내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