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고우석의 시간이 다가온다' 드디어 첫 승, 트리플A서 '최고시속 151㎞-멀티이닝 불안감도 털었다'

[카토커]'고우석의 시간이 다가온다' 드디어 첫 승, 트리플A서 '최고시속 151㎞-멀티이닝 불안감도 털었다'

현대티비 0 286


고우석.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공식 SNS 캡처빅리그 도약을 노리는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이 마이너리그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추가했다. 마이너리그 최상위 무대인 트리플A에서 첫 승을 거뒀다.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 고우석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로렌스빌 쿨레이 필드에서 열린 귀넷 스트라이퍼스(애틀랜타 호크스 산하)와의 방문경기에서 1-1로 맞선 4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1볼넷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팀이 8-1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온 고우석은 팀이 8-3으로 이기며 미국 진출 이후 거둔 첫 승리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16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평균자책점(ERA) 3.98을 기록하고 있다. 트리플A로 한정하면 6경기에서 1승 1홀드 ERA 3.38로 더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고우석은 생각보다 빠르게 등판했다. 2회 잭슨빌이 볼넷 2개와 안타 하나, 상대 폭투 등을 틈타 선취점을 냈으나 3회말 2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1-1 동점을 허용했다.

잭슨빌 선발 맥스 메이어가 3이닝 동안 68구를 뿌렸고 4회말부터 고우석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알레조 로페즈를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고우석은 스키에 볼트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앤드류 벨라스케스에게 시속 88.5마일(142.4㎞) 커터를 뿌려 더블 플레이를 유도, 이닝을 마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고우석. /사진=뉴시스고우석의 호투에 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볼넷과 상대 야수선택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은 잭슨빌은 하비에르 에드워즈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빅터 메사 주니어의 1타점 우전안타, 트리스탄 그레이의 2타점 중전 적시타 등으로 단숨에 7-1로 점수 차를 벌렸다.

5회에도 고우석은 마운드에 올랐다. 우려가 커졌다. 올 시즌 두 차례 2이닝 경기를 펼쳤는데 모두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적 전인 지난달 더블A 샌안토니오 소속으로 뛰었을 때 12일 2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했고 19일 경기에서도 2피안타 1실점했다. 국내에서 마무리로 주로 1이닝 위주로 책임졌던 고우석은 첫 이닝을 잘 막아내고도 두 번째 이닝에서 흔들리는 흐름을 반복했다.

이후로는 주로 1이닝만 던지며 안정감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경기 이후엔 6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이날 트리플A와 이적 후 처음으로 멀티이닝 임무와 함께 5회 마운드에 올랐다. 4회 11구만 던졌으나 5회 타자일순하며 공격이 길어져 어깨가 식지 않을까 염려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날 고우석은 앞선 경기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J.P.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냈다. 션 머피와 승부에서도 볼카운트 3-2에서 이날 최고 구속은 93.9마일(151.1㎞) 높은 포심 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엘리 화이트 역시 땅볼 타구로 돌려세웠다. 바깥쪽으로 크게 벗어나는 공 2개를 던진 고우석은 3구 존을 통과하는 커터로 카운트를 잡았고 4구 시속 93.8마일(150.9㎞) 속구를 몸쪽 꽉차게 찔어 넣으며 2루수 땅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지난 15일 1⅔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 20일 1이닝 투구하며 4피안타 2실점하며 다소 흔들렸던 터이기에 이날 호투가 더 반가웠다. 앞서 세이브는 챙겼지만 승리 없이 2패를 떠안고 있었고 더구나 이적 후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했었기에 이날 승리는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올초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었던 고우석이 마이애미 트레이드 후 트리플A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캡처올 시즌 처음으로 멀티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결과였다. 삼진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눈길이 갔다. 고우석은 이날 경기 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던진 15경기 18⅓이닝 동안 1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8.84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날은 멀티이닝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듯이 맞춰 잡는 투구로 27구로 2이닝을 책임졌다.

시속 150㎞ 이상 빠른공을 앞세워 국내에서 구원왕에 오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던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다소 갑작스럽게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다소 정보가 부족했고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겼기에 예상보다 많은 금액에 계약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1월초 샌디에이고가 손을 내밀었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2+1년, 총액 450만 달러(61억원)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꿈에 다가섰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고 LA 다저스와 MLB 개막전 서울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금의환향했지만 결국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이후 투수친화적인 더블A에서 기회를 얻으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데뷔도 하기 전에 트레이드 대상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윈나우'를 노리는 샌디에이고는 2년 연속 타격왕 출신 루이스 아라에즈를 받아오며 고우석을 포함해 유망주 3명을 마이애미에 넘겼다.

김하성과 이별은 아쉬울 수 있지만 고우석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적 후 고우석은 MLB 바로 아래 단계인 트리플A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트리플A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 상황에 따라 충분히 빅리그 콜업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올 시즌 17승 34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마이애미는 사실상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며 미래를 내다보고 트레이드를 택했다. 빅리그 기준 신인에 불과한 고우석이지만 이날과 같은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1군 등판 기회도 머지않아 찾아올 것으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물론 불펜진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데클랜 크로닌(2패 1홀드, ERA 1.52), 버치 스미스(2승 1홀드, ERA 3.47), 태너 스콧(4승 4패 7세이브, ERA 1.71), 브라이언 호잉(2홀드, ERA 1.83) 등이 버티고 있는데 스콧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투수이기에 더 번뜩이는 성적을 거둬야만 콜업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팀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 빠른 콜업을 위해선 경쟁 상대인 에드워드 카브레라(ERA 0.71), 앤서니 말도나도(3승 2세이브 1홀드, ERA 3.55), 데빈 스멜처(1승 1패 3홀드, ERA 3.66)에 우위를 점해야 한다. 특히 좌투수인 스멜처보다는 카브레라, 말도나도에 비해 확실한 강점을 어필할 수 있어야 빅리그에 노크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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