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韓 역수출 신화' 페디-플렉센 폭탄세일 눈앞, 68년 만의 최악 연패에 CWS '판매자 모드'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왼쪽)와 크리스 플렉센. /AFPBBNews=뉴스1구단 역사상 56년 만에 최악의 연패에 빠진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결국 'KBO 역수출 신화'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을 모두 트레이드 할 기세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시카고는 3일(한국시간) "6월이 시작되면서 화이트삭스의 트레이드설이 점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트삭스는 같은날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서 3-6으로 패배했다. 1회 초 먼저 화이트삭스가 2점을 올렸지만, 밀워키는 2회 말 잭슨 추리오의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대거 4득점을 올렸다. 이후 3-4로 따라갔지만 8회 말 밀워키가 게리 산체스의 2타점 적시타로 도망가면서 결국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화이트삭스의 시즌 전적은 15승 45패, 승률은 0.250이 됐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인 화이트삭스는 4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도 벌써 14.5경기나 차이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2할대 승률을 기록 중인 팀은 화이트삭스 단 한 팀에 불과하다.
특히 화이트삭스는 지난달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2-9 패) 이후 무려 11연패에 빠져 있다. 지난 1901년 리그에 가입해 올해로 12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화이트삭스가 한 시즌에 11연패를 기록한 건 1956년 이후 무려 68년 만의 일이다.
개막부터 4연패로 출발한 화이트삭스는 시즌 첫 승을 올린 후에도 5연패-1승-5연패-1승-7연패라는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 시즌 승률도 한때 0.120(4월 26일 기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5월 들어 4연승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결국 다시 연패에 빠졌다.
이에 화이트삭스는 주요 선수들을 트레이드 후보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화이트삭스가 외야수 토미 팸을 트레이드 마감 기한 전 거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NBC 스포츠 시카고도 "마이클 코펙과 크리스 플렉센, 에릭 페디, 일로이 히메네스, 마이크 클레빈저 등이 트레이드 리스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 후보로 올린 토미 팸. /AFPBBNews=뉴스1이 중 눈에 띄는 이름은 페디와 플렉센이다. 두 선수는 모두 KBO 리그를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좋은 모습을 보이던 투수이기 때문이다.
페디는 올 시즌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12경기에 등판해 69⅓이닝을 소화 중인 페디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3.12, 66탈삼진 22볼넷,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8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개럿 크로셰(5승 5패 평균자책점 3.49)와 함께 선발진의 원투펀치를 맡고 있다.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2022년까지 6시즌 동안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의 성적을 올렸다. 평범한 5선발이던 그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에 입단, 30경기(180⅓이닝)에서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이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투수 3관왕에 올랐다. 이에 정규시즌 MVP, 투수 골든글러브, 최동원상 등 다양한 상을 받았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페디는 2024시즌을 앞두고 2년 1500만 달러(약 205억 원)라는 조건에 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시즌 중 페디에 대해 "그가 다른 사람으로 돌아왔다"며 "리그를 알고 적응하고 조정해야 할 게 무엇인지 아는 것, 돌아와서 실행하는 것은 발전과 과정의 일부"라며 "그는 정말 믿음직하다"고 칭찬했다.
에릭 페디(오른쪽 2번째). /AFPBBNews=뉴스1크리스 플렉센. /AFPBBNews=뉴스1플렉센 역시 빅리그 3시즌을 뛴 후 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선수다. 이후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그는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냈다. 다만 이후로는 첫해만큼의 성적은 올리지 못했고, 올 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 중이다.
이들을 모두 팔아버리게 된다면 화이트삭스는 강제로 탱킹(미래 높은 순위의 드래프트 지명권 확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패배를 추구하는 것) 모드로 전환하게 된다. 사실 화이트삭스는 지난해에도 101패 시즌을 치르면서 랜스 린, 루카스 지올리토, 조 켈리, 레이날도 로페즈 등을 팔아치웠고,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에이스 딜런 시즈마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시켰다.
2008년 이후 10년 넘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던 화이트삭스는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하지만 2022시즌 도중 토니 라루사 감독이 중도 퇴진하는 등 혼란 속에 지구 2위로 떨어졌고, 이후 2년은 최악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