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야구 끝난 뒤 벤치클리어링... 박상원-KT 고참들 모두 경솔했다

[카토커] 야구 끝난 뒤 벤치클리어링... 박상원-KT 고참들 모두 경솔했다

맛돌이김선생 0 96

 


프로야구에서 경기가 다 끝난 후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는 기묘한 장면이 나왔다. 야구의 불문율을 어긴 투수의 지나친 '오버액션', 상대가 사과 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꼰대질'을 시전한 일부 베테랑 선수들의 처신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6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수원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는 이날 4안타 4타점을 몰아친 황영묵의 맹활약을 비롯하여 타선이 17안타 2홈런을 폭발한 데 힘입어 KT를 12-2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화는 김경문 신임 감독이 부임한 이후 쾌조의 2연승을 내달렸다.
 
그런데 경기 막바지 들어 양팀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화가 8회초에 7점을 몰아치며 10점 차로 점수가 벌어지며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다. 이어진 KT의 공격인 8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박상원은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 과정에서 박상원은 돌연 격한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김상수의 삼진 상황에서는 마치 발차기를 하듯 오른발을 한 번 크게 들어 올리며 손바닥으로 글러브를 두들겼다. 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에는 크게 함성을 지르며 포효하기도했다.
 
박상원의 세리머니는 단순히 본인의 호투에 기분이 좋아서 나온 동작일 수도 있었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충분히 도발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야구에서는 큰 점수차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한 불문율중 하나다. 불문율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제성이 있는 규정은 아니지만, 페어플레이와 동업자 의식을 위한 스포츠에서의 암묵적인 약속이다.
 
경기가 접전 상황도 아니었고, KT는 직전 이닝에서 대량실점하며 2경기 연속 큰 점수차로 패배를 앞두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 앞에서 불필요하고 과한 세리머니를 굳이 두 번이나 반복한 박상원의 행동은 확실히 경솔했다.
 
경솔했던 박상원의 행동... KT도 멈췄어야 했다
 

▲  6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수원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중 한 장면.
ⓒ MBC 스포츠 / 티빙 화면 캡쳐


 
KT 벤치에서는 즉각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KT 베테랑 장성우는 이닝이 교대되던 상황에서 한화 벤치 쪽을 향하여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화 벤치에서도 베테랑들이 반응하며 유감의 의사를 전했다. 한화 고참 투수 류현진은 KT 벤치측에 손짓으로 '(박상원에게) 주의를 주겠다'는 듯한 신호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화 측에서도 자팀 선수라고 무조건 옹호하지 않았을 만큼 박상원의 세리머니가 야구 관행상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는 증거다.
 
그렇게 진정되는 듯했던 상황은, 경기 종료 후 갑자기 다시 불이 붙었다. 한화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평소와 같이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팬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경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는데, 돌연 마운드 근처에서 KT의 몇몇 선수들이 박상원을 지목하며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특히 KT의 베테랑 3루수 황재균은 박상원을 향하여 손짓과 함께 '이리 와봐'라고 이야기하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장성우 역시 이에 가담하여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주변 선수들이 재빨리 말렸지만 언쟁이 한동안 이어졌고 결국 양팀 선수들이 뒤엉키며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고 말았다. 처음엔 중재하던 한화 선수들도 몇몇 KT 선수들의 거친 반응이 계속되자 결국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  6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수원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중 한 장면.
ⓒ MBC 스포츠 / 티빙 화면 캡쳐


 
물론 애초에 박상원의 불필요한 행동이 사건의 원인 제공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일 이대로 사건이 끝났다면 박상원만 질타를 받는 분위기에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붉힌 황재균-장성우 등의 과격한 반응으로 인하여 KT 역시 덩달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한화는 이미 KT의 어필을 충분히 수용했고 즉각 박상원의 돌발행동을 자제시키겠다는 입장까지 전달한 상황이었다. 상대가 잘못을 먼저 인정한 마당에, 굳이 팀 대 팀간의 신경전이나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상대팀이 그 정도로 사과의 의사를 전했다면, KT 역시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멈췄어야 했다.
 
양팀이 서로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고참 선수로서 자제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표출한 황재균과 장성우의 행동 역시, 박상원 못지않게 경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상황은 양팀 감독들까지 나서서 중재한 뒤에야 겨우 진정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은 한동안 대화를 나누며 벤치클리어 사태가 벌어진 데 서로 양해를 구했다.

이 사건으로 박상원과 KT의 악연도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박상원은 4년 전 코로나19 펜데믹 시절에는 경기 중 과도한 기합소리로 이슈가 된 바 있으며, 당시 KT 윌리엄 쿠에바스가 덕아웃에서 박상원의 기합을 우스꽝스럽게 조롱하는 듯한 '쉿 제스처'를 선보였다가 한화 측의 항의로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미 오래전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구팬들은 박상원의 과도한 삼진 세리머니가 4년 전의 앙금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박상원은 올 시즌 이날 경기 전까지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8.10으로 크게 부진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모처럼 호투를 펼치게 되자 스스로 심기일전하는 과정에서 다소 오버액션이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진정한 프로 선수라면 절대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승부욕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에는 상대가 존재하고, 경쟁심만큼 존중심도 필수적이다. 불필요한 감정 표출은 상대와 자신,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까지도 피곤하게 만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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