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KBL 뇌진탕 프로토콜 도입&데드암 증상

[카토커] KBL 뇌진탕 프로토콜 도입&데드암 증상

조아라 0 81



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답변: 김두한
질문 및 정리: 이동환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Q. 만장일치 신인왕을 차지한 빅터 웸반야마의 경우 발에 실리는 하중을 고려해 특히 발 부상에 대한 관리를 무척 철저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신장이 큰 선수일수록 중족골이나 발날 같은 부위에 부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나요?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키와 발사이즈가 직접적으로 피로골절과 연관이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빅터 웸반야마와 같이 특출나게 큰 선수는 마른 체형이라 하더라도 발에 실리는 부하가 보통의 선수에 비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발사이즈도 클수록 발의 뼈도 길기 때문에 뼈에 휘거나 회전되는 (bending or torsion) 힘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발의 구조적인 모양이 오히려 더 피로 골절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평발과 요족입니다. 평발은 발의 아치가 무너진 상태를 말하며, 아치가 무너져있기 때문에 충격 흡수에 불리하며, 안정성이 떨어져 발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되는 경우인 요족은 아치가 정상보다 더 큰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발뼈에 과도한 부하가 실리게 되어 발뼈의 피로골절에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Q. 지난해 11월에 전방십자인대가 다시 파열된 WKBL 우리은행의 유승희 선수가 올해 가을은 물론 내년 초에도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통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에 대해 최소 1년 반에서 2년 정도로 회복 및 재활 기간을 상정하는 NBA와 달리 국내프로농구는 1년 혹은 그 이하로도 회복 및 재활 기간을 보기도 하는데요. NBA가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에 너무 조심스러운 걸까요, 혹은 국내 농구계가 다소 무리한 타임라인을 설정하는 걸까요?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전방십자인대의 타임라인을 결정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동반손상의 여부입니다. 특히 반월 연골판 파열은 가장 자주 발생하는 동반손상인데요, 파열된 양상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수술 방법 및 재활 기간 또한 다양합니다. 기사에는 대부분 십자인대가 중점적으로 보도되지만 치료하는 입장에서는 동반손상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의사 및 트레이너 간 각자 차별화된 복귀 타임라인입니다. 아직 확실한, 유일한 타임라인이 없기 때문에 의료진의 철학이 관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복귀 시점 및 진행 속도를 선수 상태에 맞춰 실시간으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똑 같은 부상이라 할 지라도 타임라인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능적인 완전한 회복은 1년안에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재건된 십자인대가 물리적인 강도를 가지는 시기는 1년 전 후 이지만, 근력의 회복, 근신경계의 회복 등은 1년안에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NBA에서 전방십자인대 후 복귀를 더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Q. 뉴올리언스의 자이언 윌리엄슨은 올해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중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습니다. 어찌보면 윌리엄슨이나 크리스 폴처럼 대퇴부와 둔부가 두꺼운 선수일수록 오히려 햄스트링 부상에 자주 노출되는 느낌도 있는데요. 햄스트링 부상에 취약한 체형이라는 게 있는 걸까요? 혹은 전혀 무관하다고 봐야 할까요?

A. 햄스트링은 재발율이 높은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입니다. 잘 알려진 재발 위험 요소는 과거 햄스트링 부상이 많을수록, 고속 러닝 동작이 많은 스포츠, 25세 이상, 코어의 안정성, 햄스트링의 근력, 유연성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둔부의 크기와 햄스트링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없지만 햄스트링과 반대되는 앞쪽 허벅지 근육인 대퇴사두근과 비율에 관한 연구는 있습니다. 대퇴사두근은 햄스트링과 균형을 이루며 활동을 해야하는데 과도하게 앞쪽 허벅지 대퇴사두근이 발달하게 되면 햄스트링 또한 과도한 긴장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며,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체형과 관련된 연구에서는 요추 및 골반의 형태가 햄스트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골반의 과도한 전방회전은 요추의 전반 (허리가 과도히 젖혀져 있는 상태)를 유발을 합니다. 이러한 경우 골반 아래쪽에 붙어 있는 햄스트링이 더 길어지며 평소에도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게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햄스트링의 피로도가 올라가 부상의 위험 요인이 될수 있다고 합니다. 질문에서 둔부가 두꺼워 보이는 선수가 이러한 체형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즈루 할러데이는 지난 3월에 오른쪽 어깨에 견쇄관절 염좌 부상이라는 걸 당했었는데요. 견쇄관절 부상이 어떤 부상인지 궁금합니다.

A. 우리 몸에 어깨는 3가지 뼈가 만나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위팔뼈인 상완골, 또 다른 하나는 날개뼈라 불리는 견갑골, 그리고 마지막으로 쇄골입니다. 이중에서 탈구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위가 위팔뼈가 빠지는 탈구인데요, 쇄골이 빠지는 탈구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부상이 견봉쇄골 탈구입니다. 탈구는 뼈를 잡아주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어 어긋난 상태를 뜻하는데요, 탈구보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인대가 부분파열이 된 상태가 염좌 부상입니다. 만약 견쇄관절 인대의 부상이 심해서 완전히 어긋났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Q. 위에서 언급한 부상에 대해 즈루 할러데이는 데드암이 아니라고 이야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데드암이라는 증상은 왜, 어떻게 나타나고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A. 데드암이라는 말은 죽은 사람의 팔처럼 기능을 전혀 못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감각과 근력에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팔을 일컫는 말입니다. 야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진단명으로 구속과 제구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 데드암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원인으로는 해당 관절에 구조적인 심각한 손상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데, 어깨의 경우에는 회전근개나 관절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와순의 파열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조의 부분적인 파열이 있을 때 통증은 있더라도 기능은 괜찮은 경우도 많은데요, 기능적인(function) 상태에 더 초점을 맞춘 용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즈루 할러데이의 경우에도 인대의 부분 손상이였기 때문에 근력 및 신경 기능은 정상이였기 때문에 데드암이 아니였을 겁니다. 



Q. 르브론 제임스의 아들인 브로니 제임스가 NBA 드래프트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브로니는 심장 이슈 때문에 쓰러진 일로 인해 꽤 많은 걱정을 사기도 했었는데요. 돌이켜 보면 샤킬 오닐의 아들인 샤리프 오닐도 심장 이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브로니와 샤리프의 심장 이슈는 어떻게 다르고, 상대적으로 축구선수들에 비해 농구선수들이 경기 중 심장 문제가 덜 발생하는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운동선수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심장의 급작스런 멈춤으로, 스포츠 활동 중에도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의료 상황입니다. 원인은 뚜렷히 밝혀진게 없지만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발달한 경우에는 심장근육이 요구하는 산소나 영양분도 많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축구와 농구에서의 차이에 관한 연구는 없지만 발생율이 높은 종목은 장거리 관련 종목(마라톤, 철인3종경기, 크로스컨트리 스키)나 고강도 종목(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역도)에서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최근 KBL이 이사회에서 뇌진탕에 대한 프로토콜을 만들어 스포츠의학 전문가 분들이 환영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키에서도 선생님과 함께 뇌진탕 부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는데요, 프로 스포츠 리그에 왜 뇌진탕 프로토콜이 필요한지 그 이유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네, 이번에 저희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들이 강력히 주장해 진행한 정책 중 하나가 뇌진탕 프로토콜의 확립이었습니다. 긴 농구 역사를 자랑하는 NBA에서도 최근에 뇌진탕 프로토콜을 적용한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우리나라 농구에서도 필요성이 높다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습니다. 뇌진탕은 뇌의 구조적인 손상은 전혀 없지만, 기능적인 손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상태를 뜻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선수도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려우며, 의사들도 명확히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회복 과정도 정확히 알기도 어려워 다루기 까다로운 부상입니다. 경기가 박빙인 경우, 순위싸움이 치열한 경우에는 더더욱 선수의 안전이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뇌진탕 프로토콜의 도입이었습니다.

Q. 요즘 다른 스포츠는 물론 농구계에서도 스포츠 탈장 부상을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스포츠 탈장은 일방적인 탈장 증세와 무엇이 다를까요? 스포츠 탈장 부상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스포츠 탈장은 하복부 또는 서혜부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골반뼈 위쪽에 복부근육과 여러 인대들이 붙는 부위에 여러 중요한 구조가 지나가는 통로(canal) 있습니다. 서혜관 주위에 구조들은 다른 인대나 힘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조직인데요,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이나 충격으로 인해 복압이 올라가는 경우, 복막이 파열되어 탈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탈장은 이 부위에 내장이 돌출되어 만져지는 경우나 끼여있는 경우를 뜻하는데요, 직접적인 탈장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 부위의 손상이 발생하면 스포츠탈장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압력 증가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완전히 예방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관리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복벽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방법과 코어의 안정성 및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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