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반란은 기세다' SSG, 키는 쿠바 듀오… 컨디션 UP, 초반 멱살 잡고 가야한다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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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22:10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단장과 1‧2군 감독이 모두 바뀌는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캠프를 거치며 팀이 단단하게 결속되기는 했지만, 시범경기 결과를 놓고 보면 아직 의문이 적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제 더 이상 '3강'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멱살을 잡고 끌고 갈 선수가 필요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SG 유니폼을 입는 두 외국인 선수에 기대하는 시선이 있다. 마운드에서는 로에니스 엘리아스(36), 타선에서는 기예르모 에레디아(33)다. 모두 쿠바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호흡이 잘 맞은 더그아웃의 분위기 메이커들이기도 하다. 재계약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만한 자격과 기량을 보여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엘리아스는 분명히 투구 클래스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에레디아는 지난해 122경기에서 타율 0.323, 12홈런, 76타점을 기록하며 중거리 타자의 진수를 보여줬다.
사실 플로리다 캠프 당시까지만 해도 두 선수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다소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장면들이 여럿 나왔다. 훈련에서의 모습은 나쁘지 않은데 연습경기 성적은 그저 그랬다. 특히 엘리아스는 날리는 공이 많았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기본은 해줄 선수라는 믿음이 있었던 까닭이다.
코칭스태프는 엘리아스의 투구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고, 경기를 운영할 줄 안다고 평가했다. "괜히 메이저리그에서 10승을 한 게 아니다"는 말이 나왔다. 적지 않은 나이라 스태미너가 문제지, 투구 퀄리티에 의심을 품는 자는 없었다. 에레디아는 "아무리 못해도 기본은 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았다. 이숭용 SSG 감독도 "지난해 수준은 해줄 것이다. 공격적이면서도 공격적이지 않은 좋은 타자"라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두 선수는 시범경기를 거치며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플로리다 캠프 당시 커맨드가 좋지 않았던 엘리아스는 대만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호투하며 근심을 날렸다. 엘리아스는 2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엘리아스의 준비 태세가 완로됐다는 것은 확인했다. 올해 초반 선발진을 이끌어나갈 선수로 지목된다.
에레디아 또한 시범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타격을 보여주며 결국 8경기 타율을 0.360으로 마감했다. 홈런도 하나 쳤고, 장타율도 0.480으로 괜찮은 편이었다. SSG는 올해 에레디아를 두 타순에서 실험할 계획인데 모두 비중이 높은 타순이다. 에레디아가 해결사 몫을 해줘야 한다.
한편 SSG는 22일 미디어데이 직후 개막 엔트리 28인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경쟁 포지션의 결론이 어느 정도 나왔다. 우선 투수는 12명이 들어왔다. 이중 4명(김광현 엘리아스 더거 오원석)이 선발이다. 남은 한 자리는 박종훈의 몫이다. 박종훈이 다음 주 들어오면 투수 13인이 완성된다.
불펜 8인은 문승원 고효준 노경은을 비롯, 송영진 조병현 한두솔 최민준 이로운이 먼저 선택을 받았다. 송영진은 롱릴리프 혹은 대체 선발로 뛸 수 있다. 이로운 조병현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6회에도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로 기대를 모은다. 최민준은 2이닝도 던질 수 있는 멀티이닝 투수고, 한두솔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팀 내 가장 좋은 구위와 성적을 보인 좌완이었다. 다만 방심은 이르다.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 게다가 마무리 서진용이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4월 중 돌아온다. 자리가 확실한 선수다. 누군가는 빠져야 한다. 생존 경쟁은 이어진다.
포수로는 이지영 조형우가 먼저 선택을 받았다. 캠프 당시 이지영이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조형우 김민식이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였는데 일단 조형우를 밀어줬다. 내야진은 주전 선수인 최정 박성한 외에 안상현 김성현 고명준 전의산 최경모 박지환이 올랐다. 고명준 전의산의 주전 1루 경쟁이 끝까지 이어진다. 투수 쪽에서 한 명이 들어오면, 야수 쪽에서 한 명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김성현을 제외한 백업 선수들은 모두가 안심할 수 없다. 신인 박지환은 구단 역사상 고졸 신인 야수로는 20년 만의 개막 엔트리 승선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외야는 예상 그대로다. 추신수 한유섬 최지훈 에레디아 하재훈 오태곤이라는 익숙한 이름들이 승선했다. 이들은 당분간은 계속 1군에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 슬롯 활용, 적당한 휴식 등 이숭용 감독이 시즌 전 구상한 외야 구상 그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SSG는 23일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롯데와 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선발은 개막 선발에 익숙했던 그 이름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