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몽규 나가' 깃발 두고 충돌→팬은 출혈, 직원은 병원행...KFA "돌발 행동 유감, 매뉴얼 아니었다"

[카토커] '몽규 나가' 깃발 두고 충돌→팬은 출혈, 직원은 병원행...KFA "돌발 행동 유감, 매뉴얼 아니었다&#…

현대티비 0 210







 '몽규 나가'라는 깃발을 지키려는 팬과 압수하려는 경호 직원이 충돌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측은 준비한 매뉴얼과 다른 '돌발 행동'이었다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 홈 경기에서 태국과 1-1로 비겼다.

킥오프 직전 정몽규 KFA 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악마는 애국가 제창에 맞춰 대형 태극기를 들어 올렸다. 잠시 후 태극기가 사라진 자리는 정몽규 회장을 규탄하는 걸개로 가득했다.

6만 명이 넘는 팬들은 평소와 달리 '대한민국' 대신 박자에 맞춰 "정몽규 나가!"를 연호하며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한 단체로 '정몽규 OUT'이라고 적힌 종이를 높이 들며 분노를 표출했다.

여러 대형 걸개도 눈에 띄었다. 붉은악마는 '정몽규의 몽청 행위 규탄한다', 'KFA는 정몽규의 소유물', '대한민국 축구를 망치는 정몽규 OUT! 선수들을 제물로 삼는 축협회장은 필요없다!', '선수들은 방패막이', '선수는 제 탓 협회는 쟤 탓'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휘날리며 KFA의 책임을 물었다. 황보관 기술본부장과 이석재 부회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경호 요원이 '몽규 나가'라고 적힌 장대 깃발을 회수하려고 나서면서 팬과 충돌을 빚은 것. 이 과정에서 휘청이는 깃대가 주변 관중 쪽으로 향하는 위험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직원이 해당 깃발을 가지고 나갔고, 분노한 관중이 뒤를 쫓아갔다. 나무로 된 깃대가 부러지면서 들고 있던 팬이 손을 다쳐 출혈이 발생했다. 직원 역시 밀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이 됐다.

KFA 관계자는 이날 팬들이 들어올린 걸개 대부분이 FIFA 규정상 반입 금지 물품이었으며 자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제 회수는 협회 측 매뉴얼이 아니었으며 해당 요원의 돌발 행동에 가깝다고 밝혔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정치적, 공격적 메시지가 담긴 물품은 경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한 2m×1.5m가 넘는 배너도 사전 승인을 받지 않으면 입장 전 검사를 거쳐야만 소지할 수 있다. 손 깃발 크기도 1m, 깃대는 직경 1cm 이하의 잘 구부러지는 재질로 제한된다.






KFA 관계자는 OSEN과 통화에서 "A매치는 리그 경기보다 규정이 엄격하다. 국가 간 경기다 보니까 감독관도 제3국에서 온다. 반입 금지 물품이 발견될 경우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보통 즉각적으로 강제 회수하기보다는 자제를 요청한다. 이번에도 경호 업체와 사전 미팅에서 같은 매뉴얼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시에도 30분 정도 자제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팬분께서도 알겠다고 하시면서 '언제까지만 하겠다' 이런 얘기도 나눴다. 그러던 중 한 요원이 돌발 행위를 했다. 다른 구역에서 근무를 하던 중 추가 투입된 분"이라며 "계속 요원들이 있으니 분위기도 험악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회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뺏는 일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서로 다치기까지 했다. 관계자는 "팬분 손에 상처가 났고, 쫓아가면서 현장 요원이 밀쳐져서 머리를 다쳤다. 어지럼증을 호소해서 병원에 갔다. 서로 흥분했겠지만, 경기 끝나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섭섭함과 입장을 표했고, 규정을 설명하면서 사과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팬분은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유감스럽다. 우리 측 매뉴얼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붉은악마 측은 경호 요원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깃발을 회수했으며 경기 종료 후 사과 및 후속 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기본적인 상처 처리는 현장에서 이뤄졌다"라며 "확실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경기 후 팬과 경호 업체 측이 만나서 서로 입장을 얘기하며 대화한 건 맞다. 서로 흥분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관계자는 "K리그와 비교하기도 하지만 국가 간 경기는 모든 게 다르다. FIFA에서도 엄격한 규정을 제시하는 이유가 있다. 홈 측에서 안전하게 치러야 하는 책임이 있다. 6만 관중이 모인 자리에서 선동적인 분위기가 나오면 안 된다"라며 "사실 다른 걸개들도 반입 금지 대상이었다. 공격적인 내용은 관중 안전을 위해서 막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열린 경기에서 전반 막판 나온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대표팀은 점유율(78%-22%)과 슈팅 수(25-6)에서 압도하며 공세를 펄쳤지만, 태국의 한 차례 역습에 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안방에서 비긴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승리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걸로 다 끝난 게 아니다. 원정 경기가 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잘 극복해서 원정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태국 원정 승리를 다짐했다.

주장 손흥민도 "결과가 상당히 아쉽다. 그래도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한 덕분에 긍정적 부분도 많았다. 찬스도 많이 만들어냈다"라며 "(태국 원정도) 분명 어려운 경기일 것 같다. 오늘도 태국이 어떤 경기를 펼치고 싶어 하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태국도 존중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걸 더 잘 준비해야 한다. 해야 할 것만 하면 결과에는 큰 문제없을 것이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각오를 불태웠다.

이제 한국은 오는 26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다시 맞붙는다. 대표팀은 22일 저녁 방콕에 도착했으며 무더운 날씨 때문에 23일 저녁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승점 7점(2승 1무)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기에 태국을 꺾는다면 사실상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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