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생활한 부대의 귀신 스팟 3곳 + 내가 겪은 미스테리한 사건 하나.txt

내가 군생활한 부대의 귀신 스팟 3곳 + 내가 겪은 미스테리한 사건 하나.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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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지나서 가을에 올리는 공포 썰 + 예전에 올렸던 내용에 생각난 이야기 보충



나는 ROTC 출신으로, 전방 사단에서 근무했다.


굳이 공포 썰 글까지 쓸 정도니까 무서운 것을 제법 좋아하는 사람일것이라고 추측이 될 텐데, 내가 무료한 군생활에서 찾아낸 작은 취미는 새벽에 무서운걸 보다가 야간 순찰을 도는 것이였다.


당직 근무중 새벽에 IP TV로 심야괴담회 같은 공포물을 틀어놓고 보거나, 핸드폰으로 공포 유튜브나 괴담 같은걸 찾아 읽다가 02시나 04시 쯤에 야간 부대 순찰 한번 돌아주면 새까만 산기슭에서 느껴지는 공포(?) 재미(?)가 이만 저만이 아니였다.


일부러 당직병도 안데리고 혼자 순찰을 돌았었는데(보통 간부들이 굳이 당직병까지 데리고 같이 순찰을 돌지 않는데, 굳이 따지면 원래 2인 순찰이 원칙이다.), 부대가 산 밑자락에 있어서 경사도 약간있고 제법 넓어서 FM대로 돌면 한번 순찰하는데 4, 50분은 걸렸고, 부대 철책 너머나 영내에도 무덤이 제법 많았고 귀신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장소가 3군데 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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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f14f3abc39a1568488423f5270d19.jpeg 내가 군생활한 부대의 귀신 스팟 3곳 + 내가 겪은 미스테리한 사건 하나.txt 

막사 내에 장비보관실이 원래 생활관이였는데, 거기에서 자면 꿈에 귀신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병사들이 많아서 그냥 장비보관실로 바꿔버리는 것으로 조치했는데

(실제로 생활관 사이에 뜬금없이 장비보관실이 있었다.)


장비보관실로 바꾼 후에는 원래 생활관이였기에 문에 창이 나있는데, 그 좁은 창으로 고개만 가로로 내밀고(바닥에 서서 고개를 옆으로 비튼게 아니라 공중에 가로로 섰다는 느낌) 바깥을 살펴보는 귀신을 불침번이나 자다가 화장실가던 병사가 보고 까무러첬다는 얘기가 있었다.


혼자 야간 순찰 돌때 귀신이 나오나 안나오나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거나 일부러 장비보관실 문 창을 들여다보곤 했는데 귀신은 전역할때까지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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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사진이랑 거의 똑같이 생긴 7, 80년대에나 썼을법한 쌉구형 구막사를 안허물고 전투물자 창고로 쓰고 있었는데, 새벽에 구막사 내부에서 애매하게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작은 산짐승 같은게 들어갔나 싶어서 막상 문을 열고 제대로 살펴보면 아무도 없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내가 당직간에 야간 순찰 돌때는 안에서 인기척 느낀적이 한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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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7사단 꿈터대대 부사관들이 부대 내 무연고 무덤에서 제사를 지내주는 모습)


위에도 말했다시피 부대 철책 너머나 영내에도 무덤이 제법 많았고, 영내에 있지만 명절마다 차례를 지내러오고 예초를 하고 관리가 되는 무덤이 있는가 하면


철책 너머 바로 근처에 있는 관리가 전혀 안되는 무연고 무덤이 있었는데, 야간 순찰을 돌거나 경계 근무 교대 중에 그 무연고 무덤 쪽에서 희끄무레하게 인영이 보여서 자세히 보면 없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내가 야간 순찰 돌때는 인영은 커녕 한기도 못느껴봤다.



이런 스팟들이 3개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무서운걸 좋아해서 일부러 그쪽 순찰할때 자세히 둘러본다던가 했는데 역설적으로 난 한번도 못봤다;;


겪었던 사건이래봐야 공포물 보고서 긴장한 상태로 야간 순찰 돌다가 철책 바로 너머에서 고라니가 손전등 불빛 보고 놀라서 끄깨해애애애액!!!!!! 하고 소리지르는거 가까이서 듣고 우와왁!!!!하고 소리지를 정도로 놀랐던적이 한번 있는거랑


그거랑 훈련중에 야산에서 평평해서 잠자기 좋은곳 찾았다고 생각하고 말뚝박고 텐트치고 잤는데 아침에 보니까 비석에 일제시대 일본인 무덤이라고 써있었던 것 정도...


12사단내무반개선3_1.jpg 내가 군생활한 부대의 귀신 스팟 3곳 + 내가 겪은 미스테리한 사건 하나.txt

(육군 12사단 내무반 개선 홍보 사진, 침상에서 침대로 개선)


다만 그나마 공포(...?)에 가까운 미스테리한 사건은 하나 직접 겪은게 있다.


영내 간부 숙소(BOQ) 바로 윗쪽에 무덤이 여러개 있었는데, 좀 심약한 선임이 자다가 귀신꿈을 꿨다던가, 동기가 새벽에 화장실 가다가 귀신같은걸 봤다는 얘기를 한적 있다.

(심지어 귀신꿈을 꾼 선임은 영외 숙소를 신청해서 바로 나갔다.)


개인적으론 무연고로 방치되는 무덤도 아니고 명절마다 제사도 지내러오는 무덤이라서 전혀 신경안쓰고 있었는데, 선임들이 전역하고 BOQ에 후임이 들어오고나서 사건이 하나 생긴다.


당시에 부대가 무박 훈련을 나갔다가 복귀해서 전투휴무를 받고 잠을 아주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는데, 다음날 아침에 2층 침대 윗층을 쓰던 후임이 나한테 새벽에 자기를 깨웠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2층 침대 2층은 괜히 올라갔다 내려가야 하는 소요가 있는데다가 1층에서 뒤척이면 흔들려서 별로다, 그래서 내가 후임일때는 2층을 쓰다가 선임이 전역하고 후임이 와서 후임이 2층을 쓰게 된것이다.)


나는 너무 곤하게 잠들어서 새벽에 화장실도 안가서 깨운적없다고 대답하니까 후임 얼굴이 창백해졌다.


뭔 얘긴가 들어보니 새벽에 후임이 이유없이 잠에서 깼는데, 뭔가 시선이 느껴져서 옆을 보니까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누군지 식별 안되는 어두운 인영의 얼굴이 침대 난간 윗쪽에서 쳐다보고 있는걸 봐서 공포에 질려서 얼어붙었다가, 잠시후에 물끄러미 바라보던 인영이 슥 사라지고 어느새 다시 잠들었다는 얘기였다.

(즉 꿈인지 실제로 깨어난건지 모름)


근데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2층 침대가 꽤 높아서 난간 위로 머리가 올라올 정도면 키가 상당히 많이 커야하는데, 난 그렇게 키가 크지 않다. 일반적인 평균 키 정도로 난간 위로 머리를 내밀려면 침대에 붙은 사다리를 타야하는데, 그러려면 침대가 많이 흔들려서 1층에 있는 나까지 깨야했다.


그래서 그거 선임이랑 동기들이 봤다던 BOQ 귀신 아니냐... 하고 잠깐 부대내에서 소문이 돌았던 적이 있는데 그후로 그 어두운 인영이 후임이나 나에게 다시 나타나는 일은 없었고 그냥 작은 헤프닝으로 끝났다.


이 후임이 목사 집안 아들이라서 그런지 술도 안마시고 꼬박꼬박 예배도 참석하고 그러는 FM 기독교 신자인데다가, 극도로 착하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거짓말도 절대 안하고 미신도 안믿는... 그런 타입이였어서 그런 사람이 봤다고 하니까 신빙성이 더 컸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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