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토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시작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만두기로 결심했을 때처럼 여전히 토토가 싫습니다. 끔찍하게 싫습니다. 베팅하기 위해 한참을 고민하고, 열렬히 응원하고, 화를 내고, 혹은 기뻐하고. 그 일련의 행위가 헛되게 느껴집니다. 돈을 따기 위한 몸부림은 더이상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저 괴로울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토토를 정리하고 직시한 현실은 더 가혹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벅찰 정도로요. 마주한 현실의 고통은 낙첨의 스트레스보다 훨씬 거대했습니다. 분명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테지요.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토토라는 독극물에 취해 도박의 세계로 도피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토토가 재밌지도 않고 이제는 하기도 싫다는 걸. 그만해야 한다는 걸. 그걸 알고 있는데도 토토에 손대고 싶어집니다. 우스운 일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해야 한다니. 그게 대단한 일도 아니고 겨우 도박 따위라니. 한심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