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오랜 숙제 해내 기분 째져…10년간 인내·절제 보답받았죠”

[카토커] “오랜 숙제 해내 기분 째져…10년간 인내·절제 보답받았죠”

촐싹녀 0 7
어센션 클래식 정상 양용은
PGA 투어 챔피언스 첫 우승
시니어 전설 랑거 연장서 제압
주5회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 유지
축하 메시지만 300개 넘어
2시간 답했지만 기분 좋아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확정한 뒤 양팔을 번쩍 들며 포효하고 있는 양용은. AFP 연합뉴스“매주 5회 이상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10년 가까이 간헐적 단식을 하며 체중을 82~83kg을 유지한 보람이 있네요. 미국에서는 2009년 이후 처음이고 프로 전체로는 6년 만에 차지한 우승인데 여전히 달콤하네요. 한 마디로 ‘기분이 째진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72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52)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상식과 우승자 기자회견 등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고 호텔방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가진 양용은은 “2022년부터 해결하지 못했던 오랜 숙제를 드디어 제대로 해냈다. 300개가 넘는 축하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는데 2시간에 걸쳐 모두 답했다. 챔피언만 느낄 수 있는 우승의 맛을 느끼기 위해 지난 10년간 인내하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양용은은 동타를 기록한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1차 연장에서 제압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으로 31만5000달러를 받은 그는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양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다.

이번 우승이 값진 또 하나의 이유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통산 46승을 차지하고 최고령 우승 기록(65세 10개월 5일)을 갖고 있는 전설 랑거를 연장에서 제압해서다. 양용은 “우승 기회가 매 번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경기를 했다. 다행히 1차 연장 버디 퍼트가 홀로 사라졌고 우승컵을 품에 안게 됐다”며 “나도 모르게 포효하는 세리머니가 나왔는데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PGA 투어 챔피언스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만들어낸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아시안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등 전세계 주요 투어를 누빈 경험이 있는 양용은이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경쟁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를 주무대로 삼은 건 2022년이다. 2009년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그는 전세계 프로 골프 투어 통산 12승의 경험을 살려 곧바로 새로운 무대에 적응했다.

데뷔 첫해 찰스 슈와브컵 포인트 29위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보내는 세 번째 시즌인 올해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6번 들며 찰스 슈와브컵 6위를 달리고 있다.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확정한 뒤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는 양용은. AFP 연합뉴스30년 가까이 프로 골퍼로 활약 중인 양용은은 최근 선전의 원동력으로 ‘남보다 하나라도 더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꼽았다. 양용은은 “PGA 투어 챔피언스를 포함해 모든 프로골프 투어 전쟁터와 같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매일 10분이라도 더 연습장에서 체육관에서 보내야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다. 현재 몸 상태가 10~15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60세가 넘어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 챔피언스는 컷 탈락 제도가 없어 ATM 투어 또는 천국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영구 출전권이 없고 매년 출전권 확보를 노려야 하는 양용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한 시즌 부진하면 자신의 직장과도 같은 PGA 투어 챔피언스 출전권을 잃을 수도 있는 만큼 양용은은 30, 40대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골프에 투자하고 있다.

양용은 “영구 출전권을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천국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그러나 매년 출전권을 걱정해야 하는 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각오로 매 대회를 임할 수밖에 없다”며 “영구 투어 출전권 획득이라는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운이 따라줘 7~8승 정도를 더해 영구 출전권을 받으면 그때서야 천국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년의 이름을 날렸던 골프 도사들이 모여 있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아직 어린 편에 속하는 양용은은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이 대부분이라 먼저 인사를 다녀야 한다.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하는 50세가 넘었는데도 아직 골프를 모르겠다. 골프가 뜻대로 안 돼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언젠가는 꼭 한 번 정복해보고 싶다. 현재 몸 상태에 맞춰 백스윙을 간결하게 교정하는 등 스윙적인 변화까지 가져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토록 바라던 PGA 투어 챔피언스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양용은은 축하 파티를 잠시 미뤄둔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개막하는 샌포드 인터내셔널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는 “골프계 전설들이 모인 이곳에서 나는 이제 1승 밖에 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만큼 우승 축하 파티는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첫 우승의 물꼬를 튼 만큼 남은 시즌 2승, 3승에 도전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양용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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