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장신 내야수' 편견 깨고, 약점까지 극복…"정말 깜짝 놀랐다" 명장의 극찬, 고승민의 몸값 나날이 치솟는다

[카토커] '장신 내야수' 편견 깨고, 약점까지 극복…"정말 깜짝 놀랐다" 명장의 극찬, 고승민의 몸값 나날…

촐싹녀 0 42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2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타격에서는 재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던 고승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2시즌 92경기에 출전해 74안타 5홈런 타율 0.316 OPS 0.834의 성적을 거두며 재능을 만개하는 듯했으나, 지난해에는 94경기에서 타율 0.224로 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고승민은 56경기에 출전해 68안타 6홈런 43타점 40득점 타율 0.316 OPS 0.860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3안타를 터뜨린 이후부터 12경기 연속 안타를 폭발시킬 정도로 타격감이 뜨거운 고승민은 전날(25일) 무려 7타석에 들어서 생애 두 번째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는 등 2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을 기록했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고승민은 1회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KIA 선발 캠 알드레드의 6구째 142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비록 득점과 연이 닿진 않았으나, 얼마나 타격감이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물오른 타격감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고승민은 3회 무사 1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는 알드레드를 상대로 번트를 시도한 끝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빠르게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는데, 존재감이 폭발한 것은 7회였다. 고승민은 2-4로 근소하게 뒤진 7회말 1사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 KIA는 어떻게든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곽도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고승민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고승민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곽도규의 4구째 121km 커브를 공략해 2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롯데는 3-4으로 kia를 턱 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고승민은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질주 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선보였다. 고승민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자, 분위기를 탄 롯데는 후속타자 빅터 레이예스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고, 이어지는 찬스에서 나승엽의 희생플라이 때 고승민이 홈을 파고들며 '결승득점'을 만들어냈다. 그 결과 롯데는 6-4로 승리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전날(25일) 5시간 20분의 혈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고승민은 '아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어제 10회 끝내기 찬스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 외에는 투수와 야수들 모두가 MVP라고 생각했다. 4회말 만루홈런을 치고 5회부터 분위기가 조금 묘해지더라. 경기 초반에는 선수들이 '우리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5회부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고, 그때부터 다시 준비를 했다"며 5시간이 넘는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진짜 죽을 뻔했다. 우리가 4회일 때 LG-삼성 경기가 끝났다고 하더라. 그래도 어제 선수들이 잘해줘서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비록 승리와 연이 닿진 못했으나, 1-14로 뒤지던 경기를 15-15 무승부로 마친 것은 의미가 남달랐다. 고승민은 "끝까지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정말 만고스러운 경기였다"며 '오늘도 질 것 같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지도 않았고, (정)훈이 선배님 홈런으로 다시 분위기를 타기 시작해서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 요즘 선수들이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굉장히 잘하고 있다. 한 번에 역전하는 것이 아니라도 1점씩 따라가다 보니, 1점을 내는 것이 편해졌다. 요즘 선수들 사이에 '하나하나 작전'이고 있는데, 한 점씩 쫓아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고승민의 활약에서 돋보였던 것은 좌투수와 승부다. 고승민은 군 복무를 마치고 1군 무대로 돌아왔던 2022시즌부터 우투수에게는 굉장히 강한 반면 좌투수에게는 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고승민은 이날은 좌투수를 상대로 모두 세 개의 안타를 터뜨렸는데, 26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86으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좌투수에 약하다는 이유로 '플래툰' 시스템에 갇혔던 선수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고승민은 "상대 선발 투수가 굉장히 좋은 공을 던지더라. 이를 감안하고 경기 전에 분석을 잘해서 들어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웃으며, '좌투수를 상대로 상당히 좋아졌다. 이유가 무엇인가'는 말에 "일단 타석수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타석에 많이 들어간 만큼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는 플래툰이라는 것을 잘 알지 못했다. 나도 2022시즌부터 플래툰을 알게 됐는데, 괜히 알게 되면서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고 묵직한 한마디를 뱉었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롯데에 입단했을 때는 2루수였지만, 군 복무를 마친 이후에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던 고승민. 이로 인해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고승민에게 '주 포지션'은 없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고심 끝에 고승민에게 2루를 맡기기로 결정했고, 드디어 맞는 옷을 찾은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은 26일 경기에 앞서 "고승민의 2루 수비는 10개 구단에서 거의 탑이다. 진짜 부드럽다.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다른 구단 2루수 중에서 (고)승민이 만큼 수비하는 선수가 없다. 특히 방망이까지 잘 치니, 값어치가…"라고 웃으며 특급칭찬을 건넸다.

한때 '장신 내야수는 안 된다'라는 말에 휩싸였던 고승민은 사령탑의 칭찬에 "그건 아닌 것 같다. 다만 무난하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내야수들의 평균 키가 모두 크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수비는 수비, 타격은 타격이라 생각한다. 수비에서 실책을 하더라도 타석에서는 연연하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 어떠한 포지션을 나가도 내겐 좋은 것이고 다 준비가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고승민을 선택했을 때 '2루수' 고승민이었다. 본의 아니게 여러 포지션을 돌고 돌았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 고승민은 '명장'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2루에서 좋은 모습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고승민은 좌투수에 대한 약점(?)까지 극복하면서, 리그 최정상의 내야수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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